인터뷰 ‘고양동 기피시설문제 혁신대책위’를 준비하는 신효근 씨

운영수익 특정 몇 명이 독식
고양시·서울시 서로 책임회피
운영권 아닌 지역발전에 초점
내년 재계약 전에 바로잡아야
지난 23일 어울림누리 시청각실에서 진행된 서울기피시설 시민토론회 이후 일부 고양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승화원 부대시설 운영문제 개선 및 고양동 기피시설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요구하는 가칭 ‘고양동 기피시설문제 혁신대책위’가 꾸려져 지역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새로운 대책위를 준비하고 있는 고양번영회장 신효근 씨<사진>은 “피해지역 복지기금을 나눠줘야 할 (주)통일로가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며 “단순한 운영권 다툼을 넘어서 지역발전을 근본적으로 고민하기 위해 나서게 됐다”고 설립취지를 밝혔다. 지난 7일 신 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서게 된 계기는
기존 대책위에 문제점이 많았다. 지역을 위해서 활동한 게 아니라 몇몇 사람들의 이익창출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승화원 부대시설 운영문제를 파헤친 고양신문 기사를 보면서 이래선 안 되겠다, 내년 재계약전까지 제대로 바꿔내야겠다는 생각에서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동안 기존 대책위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
과거 서울시와 고양시와의 협의사항에 보면 실천사항이라는 목록이 있다. 지역일자리창출, 복지기금 형성, 지역개발 등등. 하지만 (주)통일로로 승화원 운영권이 넘어간 것 말고는 제대로 이뤄진 것이 하나도 없다. 복지기금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김금복 대표는 적자운영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상식적으로 적자가 난다면 책임지고 물러가거나 운영권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각 직능단체장들이 대부분 임원이나 주주로 들어가 있다보니 어느 누구도 제대로 문제제기하기 힘든 상황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주)통일로 측에서 당초 지역에 나눠주기로 했던 복지기금에 턱없이 모자란 액수를 배분하고 있다. 그나마도 동네주민들은 그런 복지기금 조차 나오는지도 모르다보니 통장들이 복지기금으로 경로당 밥 한끼 사주며 생색내는 경우가 태반이고 나머지 돈들은 모두 자신들 개인용무로 쓰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피시설문제 합의 전후로 해서 주변 4개 통이 달라진 부분은 하나도 없다. 주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복지기금이 특정 몇몇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복지기금 사용내역이 투명하지 않다는 뜻인가
지금 승화원 운영수익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감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각 통별로 배분되는 복지기금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더더욱 알턱이 없다. 장부를 보고싶어도 볼 수도 없고 관련문건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청해도 고양시는 서울시에 요청하라고 하고 서울시는 관련문건이 고양시에 있다고 하며 서로 미루고만 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은 어떻게 5월 1일 최성 시장과 박원순 시장의 합의문 체결 하루 전날에 승화원 운영권 계약이 먼저 체결된 건지, 그리고 그 합의문에서 고양시는 왜 배제가 된 것인지에 대한 부분이다.
(주)통일로가 승화원 운영권을 맡은 것이 문제라는 건가
계약서 상 고양시가 아무런 간섭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완전히 개인사업체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규모면 왠만한 중소기업 수준인데 그걸 사실상 개인에게 넘기다시피 한 것은 명백한 고양시의 실책이다. 게다가 운영 3개월만에 횡령사건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많았음에도 지금까지 해결 없이 무책임하게 미뤄왔다. 현재 김금복 씨는 고양동 인근 직능단체를 포섭해가며 내년에 또 다시 계약연장을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직능단체장들을 포섭하려고 했다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나
처음에 승화원 운영에 참여한 사람들 간에 이권다툼이 있었다. 횡령건에 대한 형사고발로 김금복 대표에게 벌금 30만원이 나왔으며 이후 운영권 박탈을 위해 전현직 직능단체장 21명이 연명사인을 해서 민사소송을 제기했었다. 그 과정에서 2명이 먼저 소송을 포기하고 이후 17명이 추가로 고소를 취하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통일로 측의 회유가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현재 관련자료를 확보해 놓은 상태며 적당한 시기가 되면 공개할 예정이다. 끝까지 남았던 2명 중 1명은 현재 통장을 맡고 있는데 (주)통일로의 잘못된 복지기금을 받을 수 없다며 3년 넘게 한푼도 안받고 홀로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대책위는 어떻게 구성되고 있나
사심을 버리고 오로지 지역발전을 위해 나설 수 있는 양심적이고 사명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현재 9명 정도 모인 상태이다. 단순히 승화원 운영권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기피시설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당장은 재계약을 앞둔 승화원 부대시설 운영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주)통일로와 승화원 간의 계약조건에 대해 위반한 내용이 있음에도 고양시는 권한이 없다고 하고 서울시는 고양시와 협의를 통해 처리하겠다며 발을 빼고만 있는데 다음 계약때는 올바르게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성이 있는 운영체가 맡아서 감사시스템도 강화하고 주민 서로가 협조를 해서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납골공원은 약속한대로 지하화 및 추모공원화를 조속히 추진해야 하며 고양시에서도 고양동을 장례특구지역으로 선정해 지역발전을 위한 제대로 된 기반시설을 조성해줘야 한다. 수십년간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혀온 승화원은 아예 고양시에서 이관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서울시에 나눠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존 대책위는 지역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큰 그림을 생각하기 보다는 오로지 운영권을 더 확보해서 그 수익금으로 자신들 호주머니를 더 채우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바꿔내야 한다.
지역 내 반응은 어떤가
응원해주는 분들도 있지만 회유와 압박도 많이 들어온다. 한번은 (주)통일로 관계자에게 전화가 와서 “김금복씨를 찾아가면 좋은 일이 있을 거다”라고 회유도 들어왔으며 다른 한쪽에서는 “(승화원 운영권)이익에 눈이 멀어서 저런다”는 식으로 유언비어도 많이 퍼지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운영권 부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동안 사비 털어가며 혼자 사는 어르신과 가난한 아이들을 도와왔는데 내가 이제 와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그러겠는가. 그저 피해주민들을 위한 올바른 보상과 복지기금의 투명한 배분을 바랄 뿐이다. 난 여지껏 살면서 부조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 본 적이 없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끝까지 싸우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