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 박희경 교수 치매 강의

“진료하러 오시는 많은 분들이 ‘엠알아이(MRI)를 찍어서 제가 치매에 걸렸는지 알려주세요’하시는데 치매는 엠알아이를 통해 진단하는 게 아닙니다. 냉장고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기능이 떨어지듯이 치매는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일산서구 보건소는 지난달 27일 일산백병원 신경과 박희경 교수를 초청해 심뇌혈관질환을 주제로 시민건강교실<사진>을 열었다.
치매는 정상적인 노화과정보다 뇌기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치매는 크게 노인성치매에 해당되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고령이고 가족력이 있거나 여성에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노인성치매는 예방책이 마땅이 없다. 낯설고 복잡한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초기치매에서 익숙하고 단순한 일을 하지 못하는 중기치매로 진행된다. 박 교수는 평소 살림을 잘하던 주부가 왠지 집안일을 잘 못하거나 물건을 계획해서 사고 고르고 계산해야 하는 장보기가 어려워지는 등 낯선 것을 하거나 복잡한 일을 할 때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를 초기 치매 증상으로 들었다.
박희경 교수는 다음과 같은 치매초기 증상을 들며 가족과 본인의 관찰을 당부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할 때, 말하고 싶은 물건이나 사람 이름을 떠올리지 못할 때, 상대방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할 때, 올해가 몇 년인지 몇 월인지 기억하지 못할 때, 방향 감각을 자주 잃어버릴 때 등이다. 직장에서 실수가 잦아져 문제가 생기거나 안 그러던 사람이 이유 없이 화나 짜증을 내고 폭력적으로 성격이 변하기도 한다. 심지어 배우자를 의심하고 성적 충동이 강해지는 등 알아차리기 어려운 증상도 많이 있다.
뇌경색으로도 치매가 올 수 있으며 최근에는 조기발병치매도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뇌경색위험 요인인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치료를 우선적으로 해야 합니다. 젊은 나이에 오는 조기발병치매는 기억력은 멀쩡해서 치매임에도 진단이 늦어집니다. 방향감각부터 떨어지고 기억력은 나중에 떨어집니다.”
치매를 늦추는 방법이나 예방책은 없을까. 박교수는 간질환으로도 치매가 올수 있어서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즐거운 생활을 할 것과 규칙적인 운동을 할 것을 권했다. 또 뇌기능을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새로운 친구를 만날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