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포농협, 17개학교 급식쌀 공급
밥만 잘 먹어도 건강할 수 있다. 쌀은 영양분의 65%가 쌀눈에 포함돼있다. 쌀눈을 벗겨버린 백미가 탄수화물 덩어리라는 건 아는 이들은 다 아는 사실. 그러나 까칠한 밥맛 때문에 대부분 9분 도미 이상으로 하얗게 벗겨낸 백미를 먹고 있다. 송포농협(조합장 이재영)이 지난 7월부터 쌀눈은 살아있으면서 밥맛은 백미보다 좋은 7분도미를 출시했다. 송포농협은 7분도미를 우선 고양시 20여 개 학교에 공급해 어린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고, 맛있는 밥맛을 어릴 때부터 맛볼 수 있게 했다. “쌀눈에 영양분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밥맛 때문에 자꾸 벗겨내서 하얀 백미를 먹어왔죠. 현미는 너무 까끌까끌해서 싫어하고. 고민을 많이 해오다가 쌀눈이 최대한 살아있으면서 밥맛이 좋은 정도를 찾아냈죠. 반응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공급했는데 의외로 호응이 높아 송포농협이 아예 2억여원을 들여 도정기도 들여왔죠.” 김승기 송포농협 경제사업소 상무의 설명이다.

시범으로 7분도미를 공급했던 학교들에서도 아이들이 밥을 더 잘 먹게 됐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전해왔다. 대화동과 삼송동 농협하나로클럽에 소량 출시한 7분도미는 며칠 만에 모두 판매가 완료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송포농협 경제사업소에서는 이런 반응에 힘입어 7분도미를 주력상품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도정 과정에서 떨어져나가는 쌀눈에는 신장기능 개선, 피로회복, 지방간·간경화 예방에 좋은 각종 비타민과 식이섬유 등 좋은 영양분이 많다. 점점 쌀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농협과 농촌이 나아갈 방향과도 맞는다고 생각한다.”
김승기 상무는 최근 고양신문에 보도된 ‘나락으로 된 쌀을 즉석 도정해 쌀눈이 있는 쌀을 먹자’는 내용의 기사를 보고 7분도미 사업의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7분도미는 현미와 달리 하얀 백미와 외관이 비슷한데 자세히 보면 노란 쌀눈이 보인다. 씹을 수록 고소한 밥맛에 어린이들도 밥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송포농협은 7분도미와 쌀 소비 증진을 위해 각급 학교에 쌀눈이 있는 쌀 홍보와 캠페인을 계속 진행하고, 시판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송포농협 7분도미는 현재 고양시 초등학교 17개 학교, 중학교 2개 학교와 일산고등학교에 공급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7분도미만으로 밥을 지어 급식을 제공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백미와 찹쌀을 일부 섞어 사용하고 있다.
문의 031-923-1313(송포농협)

“노오란 쌀눈, 누룽지에도 보여요”
상탄초 7분도미 급식, 급식판 ‘싹싹’ 긁어
“밥이 맛있어요.”
오전 11시 30분 상탄초등학교(교장 송병일) 식당인 한솔당에 종종거리며 6, 7세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상탄초병설유치원의 아이들이다. 장난감같은 작은 손으로 식판을 든 아이들이 줄줄이 서서 밥과 반찬을 받는다. 의외로 밥의 양이 적지 않다. 한입 가득히 밥을 입에 문 아이들에게 맛있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답한다.
이어서 1, 2학년 아이들이 들어선다. 밥과 반찬을 조금 더 많이 받는다. 오늘 메뉴 중에서는 떡국이 가장 맛있단다. 새우튀김도 두 개씩 받았지만 밥과 떡국을 남기는 아이들은 없다.

“아이들이 급식을 좋아해요. 밥맛이 달라진 거 느껴요. 고소하고.” 아이들 급식 지도에 분주한 황희연 유치부 교사가 급식과 밥맛 자랑을 해준다. 맛있게 밥먹는 포즈를 알아서 취하며 사진을 찍어달란다. 1학년 윤석현, 박서연, 장서연, 박태훈 학생. 떠들면서도 어느새 밥을 다 먹었다. 상탄초등학교는 올해 7월부터 송포농협에서 7분도미를 공급받아 급식에 제공한다. 반응이 좋아 김윤실 영양교사는 기분이 좋다.
“7분도미에 찹쌀과 잡곡을 20% 정도 섞어요. 확실히 아이들이 밥을 잘 먹어요.”
아침 8시쯤 쌀을 물에 불려놓는다. 밥은 오전 10시부터 하기 시작한다. 유치원 유아들이 오전 11시 반부터 밥을 먹기 때문이다. “어쩐지 밥이 더 맛있다 했는데. 7분도미를 썼군요. 몰랐는데. 우리 영양교사 선생님이 얼마나 급식을 맛있게 하고, 노력을 하시는지 칭찬 좀 많이 해주세요.”
낮 12시 넘어 학생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온 송병일 교장. 7분도미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걸 잘 몰랐단다. 상탄초는 교사들이 자율권을 갖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 교육을 위해 텃밭 경작, 사랑의 김치만들기, 우리쌀 전통간식 체험, 벼농사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봄부터 벼에 모를 내서 얼마전 떡을 만들어 떡잔치 축제를 열기도 했다. 노란 쌀눈이 있는 밥을 입안 가득히 넣으며 행복하게 웃는 상탄초등학교 학생들의 행복한 점심시간. 1370명이 어려서부터 건강한 우리 쌀, 밥맛을 익히며 우리 농가의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