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림 능곡시장번영회 신임회장

총회 통해 2대 회장 부임
20년째 능곡시장 활동
시장 역사와 전통 살려야
행주어촌계, 영세민 부스 등
능곡시장은 예전에는 우시장이 섰을 만큼 컸고, 80~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서울 서북부 교통과 상권의 중심지였다. 1904년 경의선 능곡역이 생긴 이래 이 지역 상권을 주름잡았던 시장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도 옛말이고, 급속한 도시화와 대형 마트들의 발빠른 입점은 한동안 능곡시장의 침체화를 불러왔다.
위기를 느낀 능곡시장 상인들은 뭉치기 시작했다. 결정적 계기는 2011년 10월 능곡시장 입구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입점하면서부터였다. 일명 SSM으로 불리는 대형유통업체 입점에 맞서 싸우면서 상인들 사이에서는 함께 전통시장을 살려보자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80여 명이 뭉쳐 깃발을 올린 능곡시장 번영회. 결성 3년만에 능곡시장 전통시장 지정과 5일장 유치 등 굵직한 성과들을 거둬오고 있다.
오는 23일 능곡시장 번영회는 새 회장을 맞이한다. ‘우마을 축산’이라는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수림씨<사진>. 85명 회원들의 총회투표를 통해 전임 박원식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지역주민이 즐겨찾는 능곡전통시장’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최 회장을 17일 번영회 사무실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 능곡시장은 37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통시장입니다. 비록 원당·일산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지리적 요건이 좋아 앞으로 발전여지가 많은 곳이죠.”
능곡시장에 발 들여놓은 지 어언 20년째인 최수림 회장. 친구와 함께 의류도매업으로 시작한 뒤 현재는 정육점을 맡고 있다는 그는 10년 전에도 몇몇 상인들과 상인회를 결성해 4년 정도 회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이곳에서 시장의 흥망성쇠를 지켜본 그는 “지금이야말로 옛 능곡시장의 영광을 다시 회복할 때”라고 강조한다.
토당동, 행신동, 능곡동 등 시장 주변 거주민의 숫자만 무려 8만 명. 주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수산물 양도 풍부해 능곡시장이 지니는 지역적 이점은 매우 높다. 최수림 회장은 “지역특색을 잘 살려 지역주민이 애용하는 전통시장으로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설현대화사업, 공동마케팅사업, 5일장 규모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간판정비, 주차장 확보, 아케이드 지붕설치 등 시설개선사업이 가장 시급해요. 이제 뉴타운도 해제됐으니 시나 국가차원의 지원을 요청해야죠. 더불어 5일장 규모도 2배 이상 늘리고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다시 찾고 싶은 전통시장이 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지역주민들의 방문확대를 위해 문화공연, 경품잔치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상가의 10% 정도를 부스로 마련해 더 많은 상품들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여기에는 행주어촌계가 직접 잡아 올린 참게, 장어 등 싱싱한 수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며 영세민을 위한 무료부스도 고려 중이다.
능곡시장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상인들 간의 끈끈한 정과 단합된 힘을 꼽을 수 있다. 타 시장에 비해 번영회 결성이 다소 늦었지만 그만큼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특히 5일장 유치이후 평균 매출액이 30%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최수림 회장은 “하나둘 성과가 나타나다 보니 상인들 사이에서도 뭔가 해보자는 주인의식도 크게 향상됐다”며 “우리 스스로 전통시장의 위기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좀 더 나은 서비스와 봉사정신으로 지역과 함께하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지역주민들의 많은 이용을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