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매동 보성 선씨 중심 돼 보성으로 성지순례


강매동 보성 선씨 중심 돼
뿌리 찾아 보성으로 성지순례

한겨울 추위에 찾는 이 드물었던 행주서원(원장 강홍강)과 오충사(강매동 소재)에 오랜만에 50여 명의 보성 선씨들<사진>이 찾아와 고유제를 지냈다.

지난 24일은 덕양구 강매동에 세거지를 이루고 있는 보성선씨 종친회가 중심이 되어 전국 보성(寶城) 선(宣)씨들의 본향인 전라남도 보성의 오충사를 찾는 성지순례가 시작된 날이었다.

‘보성(寶城) 선(宣)씨’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0.1%가 채 안 되는 3만여 명이며, 임진왜란 당시 권율장군과 함께 왜군을 격파하고 이순신 장군과 함께 전공을 세운 ‘친친재’ 선거이(宣居怡) 장군을 행주서원에 모시고 있다. 보성의 오충사와 강매의 오충사에서 선윤지(宣允祉), 선형(宣炯), 선거이(宣居怡), 선약해(宣若海), 선세강(宣世綱) 등 조선시대 다섯 명의 충신을 기리고 있다.

1박 2일로 성지순례를 떠나기에 앞서 조상님들께 이번 행사에 대해 먼저 알리고 잘 다녀오기를 기원하는 고유제(告由祭)를 지내게 된 것이다. 유교의 사후세계는 ‘후손’이라는 말이 있다. 후손들이 조상들을 살아계신 것처럼 여기고 중대한 일이 있을 때에나 그 일을 무사히 치렀을 때 조상님들께 고하는 일이 고유제다. 보성선씨 종친회에서도 본향을 찾는 성지순례에 앞서 조상들께 고하는 예를 행한 것이다.

고유제에 참여한 선재길 고양시의회 의장은 “종친들께서 준비하신 뜻 깊은 행사를 통해 현재 나의 존재가 어디로부터 시작되었는지 깨닫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뿌리를 찾는 일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긍정적인 의미를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순례에 참석하기 위해 대전에서 올라온 선병렬 전 국회의원은 “고유제를 올릴 수 있도록 준비해주신 강홍강 행주서원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를 정례화시켜 젊은 자녀들에게도 자부심과 함께 충신의 후손임을 깨우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유제 헌관을 맡은 총괄 순례단장 선미라(24세손) 기호학 박사는 “지난해 12월, 몇몇 종친들과 카톡을 통해 성씨의 뿌리를 찾아보는 ‘성지순례’를 제안한 것이 계기가 돼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까지 적극적인 참석의지를 보이며 이렇게 대규모 순례단이 모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SNS의 힘이 드디어 종친들의 모임에서도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고유제를 마치고 충청남도 서산의 해미로 출발하여 국내 최초로 딸기와인을 생산하는 ‘딸기와인 농장’(선권수 종친이 운영)에 도착했을 때는 전국 곳곳에서 130여 명의 보성선씨 순례객들이 모였다. 이후 보성(寶城) 선(宣)씨의 본향인 전남 보성 ‘오충사’에 들러 참배한 후 이곳에서 1박을 하고, 경상남도 김해시에 있는 정토원에 들러 고양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진행되었으며, 행사의 모든 비용과 물품은 뜻을 함께 하는 종친들의 기부로 이루어졌다.

선미라 단장은 “개인주의 사회, 가족해체 사회로 치닫는 우리 사회이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공동체의 부활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선씨 종친회에서는 ‘베풀 선자’인 성씨답게 선씨라는 차원을 뛰어넘어 인류 공동체를 위해 베풀고 나누는데 모범을 보이고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인류 한가족찾기 운동에도 선두적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