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고양 경제를 살려내는 지역기업 탐방(1) (주)평화

스티유 등 새 브랜드 ‘부담없는 멋진 신발’… 백화점 소비 성향 바꿔

고양은 인구 100만의 거대도시로 성장했지만, 산업활동을 통한 경제적 기반은 매우 취약한 편이다. 특히 제조업 등 생산기반 산업은 더욱 열악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그린벨트, 군사보호지역 등 3중의 규제로 묶여 제조업 입지가 어려운데다 행정 역시 규제 위주라는 점이 큰 원인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에 남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3000여 개의 기업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꿋꿋하게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다. 고양신문은 고양의 미래를 좌우할 ‘자랑스러운 기업’들을 한 곳씩 소개한다. 가장 먼저 고문중 (주)평화 대표를 찾았다. 고 대표는 고양시상공회의소 회장이자 고양과 개성, 부산을 넘나들며 왕성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고양의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주)평화 고문중 대표와  디자인팀. 언제나 가족같은 분위기에 새로운 디자인이 샘솟는다.


고문중 대표는 고양시 기업을 대표할 만한 인품과 역량을 가진 기업인이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는 작은 신발 유통업으로 시작한 (주)평화를 700여 명이 함께 일하는 큰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주)평화가 생산하고 유통하는 브랜드는 라세르, 스티유, 아이런스, 리디안, 조낙, 로베르따 등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발부터 백화점 브랜드, 수입 브랜드까지 다양하다. 주로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라세르는 단일 브랜드로 지금까지 1500만 켤레나 팔았다. ‘국민 신발’이라 칭해도 좋을 듯하다.
(주)평화의 매출은 연 300억원대. 신발 판매량에 비해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은데, 이유는 비교적 저렴한 신발인 라세르 생산량과 판매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좋은 신발, 잘 만든 신발을 누구나 적정한 가격에 신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른 유명 브랜드보다 ‘라세르’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고문중 대표는 40여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 두 가지 원칙을 가슴에 품었다. ‘누구든지 나를 만나 손해 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게 만들자’, 그리고 ‘정직하게 만들고 바르게 팔자’이다. 24살 청년 때나 지금이나 이 두 가지 원칙은 변함이 없다.
"누구든지 나를 만나 손해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게 만들자"는 고문중 대표의 신념은 40년 동안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주)평화는 세금이나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노출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기업 기업인들이 너나없이 구속되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법 없이도 살 만한 바르고 정직한 기업인을 고양의 이웃으로 두었다는 것은 참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평화’라는 기업 브랜드처럼 고 대표는 언제 어디서든 분쟁과 갈등을 조정하고, 모든 일을 평화롭게 만드는 특별한 역량이 있다. 척박한 현실을 개척하며 늘 정면으로, 정직하게 도전했던 삶의 힘이 아닐까 싶다.

 

개성공단 입주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다른 무엇보다 강화된 점은 경쟁력 있는 생산시스템이다. 개성공단의 경우 10년 전 함께 시작했던 근로자 대부분이 아직 일하고 있다. 신발 업종은 기계보다는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드는 공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숙련공이 중요하다. 그러면서도 임금이 저렴해 중국 등 해외 생산시스템과 비교할 수 없이 훌륭하다. 언어가 통하는 것도 큰 강점이다. 남북관계가 잘 풀려서 더 많은 기업들이 개성으로 진출했으면 한다.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주)평화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특징은.
라세르, 스티유, 아이런스, 리디안 등 4개 브랜드를 국내 생산하고 프랑스 브랜드 조낙과 이탈리아 브랜드 로베르따는 유통을 맡고 있다. 모든 브랜드의 공통된 특징은 ‘저렴하면서도 질좋은 신발’이라는 점이다. 수입브랜드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내 120개 마트에서 독점 판매되는 라세르는 정말 싸고 좋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티유’는 여러 백화점에서 앞다퉈 입점을 요구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좋은 재료로 만들지만 기존 명품군 보다는 훨씬 저렴한 편이다. 이젠 비싸야 좋다는 인식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아이런스는 부담없는 가격대의 컴포트 슈즈이다.

(주)평화라는 브랜드에 담긴 의미는.
24살 때 기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늘 최선을 다하는 정직하고 평화로운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평화로운 기업이라는 의미에는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겨있다. 기업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소비자에게 더 좋은 상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공급하고, 이익을 사회와 더불어 나누자는 의미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이익과 상관없이 1억원을 쓰자는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주)평화의 성장 요인은 무엇인가.
시절을 잘 만난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한다. 우리 기업을 포함해 한국사회 기업들이 급성장한 것은 각자가 잘한 점도 물론 있겠지만, 기업의 성장 조건이 좋은 시절에 기업을 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국가와 국민, 역사의 덕을 본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 세대를 고난의 세대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다른 시선으로 보면 혜택 받은 세대이기도 하다. 혜택 받은 만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대한 바르고 정직하게 기업을 운영해야 하며 또 사회와 더불어 나눌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더 좋은 신발을 부담 없는 가격에 신을 수 있도록 선도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꿈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꿈은 대한민국 브랜드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70년대 대한민국 운동화는 세계 1등이었다. 손기술이 뛰어난 한국인들을 따라잡을 나라는 여전히 없지만, 국가 브랜드에서 선진국들에게 밀렸다고 본다. 제조국이라는 강점은 중국 베트남 등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에 밀렸다. 최근 들어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 상품에 대한 브랜드 가치도 많이 높아졌다. 한류스타가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한국도 세계 최고의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북한의 인력과 한국의 기술력이 하나가 된다면 세계시장 선점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우리도 그 대열에 함께 서고 싶다. 남북 간의 평화와 통일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고문중 대표는 언제나 웃음이 가득하다. 긍정적인 판단과 슬기로운 선택은 그가 항상 웃을 수 있는 근원이 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만큼 평화와 통일에 대한 생각도 남다를 것 같다.
그렇다. 평화와 통일은 그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절박한 것이다. 우리 기업은 물론 국가경제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남쪽이나 북쪽이나 DNA는 얼마나 훌륭한가. 대한민국이 경제적 도약을 할 수 있는 가능성에 비한다면 통일비용은 그리 큰 것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남쪽이 북쪽을 더 너그럽고 따뜻하게 대해주어야 한다. 똑같이 대하면 더 큰 미래, 더 큰 이익을 놓치는 것이다. 고양시가 가능하면 먼저 통일을 준비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주)평화
주요 생산품:
 신발, 가방, 가죽제품
주요 브랜드: 라세르, 스티유, 아이런스, 리디안, 조낙, 로베르따
상품특징: 질 좋은 신발, 부담없는 가격
기업이념: 늘 최선을 다하는 정직하고 평화로운 기업
구매방법: 백화점, 이마트, 온라인쇼핑몰(브랜드에 따라 다름)
직원: 개성공단 생산 500여 명, 유통판매 170여 명, 본사 4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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