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민들이 만드는 책

“내가 회사에 다니는 것은 자기실현이나 사회적 성공 같은 거창한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오래도록 잘리지 않고 또박또박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면 그저 고맙다는 마음입니다. 아무리 고달프고 외롭고 무겁더라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웃을 수 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 사이에 지친 몸을 조용히 눕힐 때 너무도 기쁩니다. 그리곤 정말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어보며 스스로를 위안합니다.” <『고마워 하루』 1장 샐러리맨 중>

‘하재욱의 라이프 스케치’라는 부제가 달린 두 권의 책. 세 아이의 아빠이자 직장인인 40대 하 작가. 회사와 집을 오가며 일상의 이야기와 느낌을 글과 그림에 담았다. 페이스북에 올려진 그의 메시지들은 같은 처지의 ‘누구나’에게 깊은 공감을 주었다. 만화가가 꿈이었다는 하 작가의 그림은 나의 어제 같고, 너의 오늘 아침 같다.

페이스북 친구들의 공감대를 얻은 그의 글과 그림은 2014년 첫 책 『안녕하루』에 이어 두 번째 『고마워 하루』로 엮여 나왔다. 고양신문 전직 기자인 유상원 헤르츠나인 대표가 손을 내밀었다. 1년에 2권을 연이어 출간하며 하 작가의 기록들을 담아냈다. 무얼 말하고 싶었을까.

첫 책에서 작가는 전철 의자에 앉아 손잡이를 쳐다보고 있다. 구멍 빈 눈을 통해 그는 무얼 보고 있을까. 『고마워 하루』의 표지에는 화장실에 앉아 ‘볼일’을 보는 아이를 담았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입가에 번지는 미소.

“어느 날 문득 오늘이 떠오른다면, 참 고마운 하루일 거야.”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지나가는 하루 하루가 너무 아까워요.”

대개의 삶과 일상이 그렇듯 하루는 ‘꿀꿀’하거나, 눈물이 난다. 어깨가 처지기도 하고, 만성피로에 시달린다. 그런 하루들에게 하 작가는 ‘안녕’,  ‘고마워’라고 인사를 보낸다. 먼저 말을 건 ‘생활’에도 고맙다고 말한다.

‘작가’라는 말을 낯설어한다는 하재욱 작가.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모바일 게임회사 배경 콘셉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만화무크지 ‘보고’에 ‘하재욱의 하루’를 연재하고 있으며, 홍대 상상마당에서 일상 기록 강의인 ‘디어라이프’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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