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선거 조합원들, 경력보단 능력보고 선택

11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뜨거운 열기 속에 치러졌다. 국내 금융산업의 여파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위기의 농협’을 구해줄 새로운 리더를 선택하는 선거였던 만큼 조합원들은 다른 어느 선거 때보다 신중했다.


선거결과 역시 조합원들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했다. 예년 선거에서는 직원 경력이 당선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능력이나 자질이 더 우선적으로 평가된 경향이 높았다.

역량 면에서 검증된 직원 출신 후보로 나섰던 벽제농협 이승엽 현 조합장과 일산농협 김진의 전 상임이사는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단독후보로 출마해 순조롭게 당선됐다.


이재영 송포농협 조합장은 송포 일대에 토지가격이 급락하면서 다른 어떤 농협보다 큰 어려움을 겪었고, 타 후보의 반격도 적지 않았지만 무난하게 당선됐다. 조합원들이 재신임으로 힘을 몰아준 것이다.

한국화훼협동조합은 두 번의 조합장 경험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았던 강성해 조합장이 큰 표차로 다른 후보를 제쳤다.

반면 장순복 지도농협 후보와 강효희 원당농협 후보, 유완식 고양축협 후보는 직원 경력이 아닌 조합원 자격으로 출마해 당선의 쾌거를 올렸다. 이들 세 명의 새로운 조합장 당선자들의 공통점은 지역단체 또는 농업단체 리더로서 능력이 검증된 인물들이었다는 점이다. 조합원 출신 조합장의 대거 당선은 그동안 ‘안전과 무난’을 우선적인 선택 기준으로 두었던 조합원들의 투표 성향이 ‘혁신과 변화’로 바뀌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혁신과 변화’의 욕구는 ‘직원 출신이냐, 조합원 출신이냐’ 하는 기존의 평가 기준을 해체시키고 ‘누가 조합원의 권익을 대변하며 농협을 성장시켜줄 것인가’ 하는 능력 위주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냈다. 고양의 마지막 남은 2만여 명의 농업인들이 선택한 새로운 조합장들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한 당선자는 “내리막길의 경영을 다시 끌어 올려야하는 무거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조합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양의 농업과 농업인을 살리고, 농협을 살릴 수 있는 지혜로운 방안을 꼭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고양시 조합장 선거 당선자
벽제농협 이승엽 / 송포농협 이재영 / 신도농협 김한모 / 원당농협 강효희 / 일산농협 김진의 / 지도농협 장순복 / 고양축협 유완식 / 고양산림조합 김보연 / 한국화훼 강성해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결과 고양의 9개 조합 당선자들이 당선증을 받고 포즈를 취했다. 이들 9명 당선자들은 앞으로 4년간 1만8000여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책임을 짊어졌다. 

 강효희 원당농협, 장순복 지도농협, 이승엽 벽제농협, 김보연 고양시산림조합, 김한모 신도농협, 유완식 고양축산농협(왼쪽부터)

 

 

강성해 한국화훼농협, 이재영 송포농협, 김진의 일산농협 당선자.(왼쪽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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