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초 학력인정 문해교실, “은행 돈 찾기 제일 먼저”
은행초 학력인정 문해교실
“은행 돈 찾기 제일 먼저”

얼굴에 주름꽃이 핀 60, 70대 어르신들이 새 교실에서 조촐한 입학식을 치르고 첫 수업을 받은 것. 은행초는 올해 고양교육지원청 지정 초등학력 인정 ‘문자해득교실(이하 문해교실)’을 열고 있다. 문해교실이란 배움의 기회를 놓친 만학도들이 초등학교 국어과정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3년 과정을 마치면 초등학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은행초에는 당초 6명의 어르신이 등록했으나 이날 입학식에는 3명만 참석했다. 문해교실의 서을숙 교사는 “글을 배우는 것을 창피해하거나 주저하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용기를 내서 도전하신다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자신감도 생겨날 것”이라며 많은 어르신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게 생전 처음이라는 최덕성(66세) 어르신은 “힘든 환경에서 동생 7명을 키우느라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다”며 가난했던 어른시절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최 어르신은 “글을 몰라 일할 때 지장이 많았다. 젊어서는 돈 버느라 시간을 낼 수 없었는데 이제야 글을 배울 수 있게 됐다”며 “글을 배우면 제일 먼저 은행 가서 돈 찾는 일, 병원에서 접수하는 일이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교육지원청은 고양시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은행초와 행남초(덕양구 행신동) 두 곳에서 초등학력 인정 문해교실은 운영한다. 문해교실은 교육기간 중에도 상시 접수가 가능하다. 수업은 하루 2시간 일주일에 2번 진행된다. 학교별 모집 인원은 각 30명.
문의 일산은행초 031-969-2793, 행남초 031-970-0537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