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동 종합복지회관을 운영하는 사람들

자치위 등 주민 봉사로 운영
기피시설 참으며 노력한 결과
민원 제기에 찬물 샤워도
덕양구 대덕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 개관한 대덕동 종합복지회관이 주민자치위원회와 복지회관 운영위원회의 자원봉사로 운영되면서 주민들의 삶에 큰 변화를 선물하고 있다.
복지회관에는 헬스, 요가, 라인댄스, 에어로빅, 서양화, 컴퓨터교실, 바둑교실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각 분야별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헬스장은 200여 명의 주민들이 이용한다. 라인댄스와 컴퓨터, 그리고 복지관 1층에 있는 대덕 작은도서관도 주민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대덕동 종합복지회관은 주민들이 서울시의 기피시설을 참아가며 오랫동안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얻어낸 것으로, 주민들 스스로 운영하는 곳이다. 김학운 대덕동 종합복지회관 위원장은 “좋기만 한가요, 대덕동 명물이죠”라며 “앞으로 대덕동 행복의 쉼터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운 위원장을 중심으로 박민선 사무장, 김종필·김봉회 감사와 유선종·고종국·고부미 3명의 시의원으로 구성된 자문위원, 서병하 동장을 비롯해 6명의 운영위원, 심윤희 사무원, 안은비 도서관 사서 그리고 2명의 청사관리원이 연면적 1645㎡,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복지관 운영을 맡고 있다.
경험 없는 봉사자들이 모여 이 정도 규모의 복지관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개관하기 전부터 주민자치위원들이 중심이 돼 건물 대청소를 몇 번에 걸쳐서 실시했고, 개관 후 3개월간은 주민자치위원회 분과별로 청소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복지관 운영 경험이 없는 봉사 위원들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김학운 위원장은 “초기에 새벽 5시에 복지관에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하다 보니 3개월 만에 3㎏이 빠질 정도였다”고 한다.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말다툼도 생겼다. 몸도 마음도 고생이 컸다. “그렇게 10개월을 하고나니 복지관 운영에 대해 60~70% 정도 윤곽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일이 많은 것도 어려움을 주었고, 부족한 집기류도 문제였다. 개관시 3억5000만원 상당의 집기류가 필요했지만 절반에 못 미치는 정도의 집기만 비치하고 문을 열었다. 10여 개월 운영하면서 많은 불편사항이 발견되었느데, 올해 예산이 세워져서 부족한 집기류를 준비할 계획이다.
복지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컴퓨터 강좌는 대덕동 주민들 삶에 큰 변화를 주었다. “자연부락에 거주하는 7080세대들이 컴퓨터를 배워서 주민들 밴드를 조직해 마을 소식을 전하고 있다”며, “SNS가 대덕동의 문화 중심체가 되고 있다”고 박민선 사무장은 말했다.
작은도서관 개관을 할 때도 위원들은 염려를 많이 했다.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27~28%에 해당할 정도로 많고, 상대적으로 취학연령이나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연령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개관하고 나니 인근 지역에서까지 어린이와 청소년, 대학생, 주부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여러 어려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겨울 냉수로 샤워했던 일이다. “한겨울 찬물로 샤워하는데 정말 뼛속까지 시렸다”는 김학운 위원장. 지난 겨울 대덕동 종합복지회관 헬스장 이용고객들이 온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상황판단을 위해 직접 샤워했다가 겪은 일이다. 헬스장에서는 온수 1500ℓ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 정도의 온수는 200여 명의 회원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헬스장에 대한 수요예측을 적절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찬물로 샤워하다가 감기에 걸렸다. 추워서 도저히 이용할 수 없다’며 50여 명 이상이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래서 고양동과 관산동 복지관 운영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올해는 어르신들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자 무료로 개방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외곽 지대이고 아직까지 인구 4500여 명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강사를 모시기도 어렵고 적정한 수강생 모집도 쉽지 않다. 교통 불편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매월 둘째 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국방대학교 목욕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거기까지 움직일 교통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복지회관에서 좋은 강좌를 개설해도 역시 교통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대덕동의 명물이며 대덕동 주민들의 행복의 쉼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자력갱생의 심정으로 복지관을 운영하며 부족한 부분, 필요한 것들을 채워가고 있다. 진정 주민자치의 본보기를 보이고 있는 그들이 있기에 대덕동은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