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자치공동체 활동가 에세이-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
청소년을 위한 주말학교
봉사활동, 텃밭가꾸기
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는 2014년 자치 공동체사업으로 여러 부문의 다양한 사업을 검토한 결과 풍산동 청소년을 위한 ‘문화와 역사를 통한 청소년기의 행복한 나를 찾아서’라는 프로그램을 신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토요 휴업일에 한자 및 인문강좌 교육을 통해 기초실력을 높이고 봉사활동 및 텃밭 가꾸기, 독서토론 등을 통해 인성교육을 함양하고자 했으며 특히 저소득층 어린이·청소년들의 토요 휴업일 대안 교실로 활용하고자 한 것입니다.

외부강사보다는 스스로 강의하기
주말학교는 2014년 4월 19일부터 11월 29일까지 30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12시 20분에 한자교육, 인문강의, 독서토론, 텃밭 가꾸기, 우리 마을 알기 및 자원 봉사 등으로 구성했습니다. 과목을 구성한 원칙은 가능한 주민자치위원들이 강사를 담당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고, 외부강사는 가급적이면 지양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접하기 어려우면서도 많은 도움이 되는 과목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한자교육을 통해 어휘력과 기초실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인문강의를 통해 옛 성현들을 공부해 보고, 독서토론 및 텃밭 가꾸기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고양할 수 있기를 기대했으며, 우리 마을 알기 및 자원 봉사 등을 통해 내 고장 내 마을을 사랑하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 성장 하여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4월 19일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 주민센터 직원들, 그리고 주민자치위원들이 모인 가운데 위원장과 동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주말학교가 시작됐습니다. 살짝 긴장하는 태도의 학생들, 주말학교의 결과에 기대하는 학부모들, 그리고 진행하는 우리 모두가 조금은 어색했으나 첫째 시간 인문강의 선생님의 유쾌하고 유익한 진행에 모두가 하나같이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계4대 성인(예수, 석가, 공자, 소크라테스)에 대해 전체적인 개론을 청소년들이 알아듣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배우려는 의지 보고 느끼는 즐거움
어버이날을 맞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카네이션을 겸한 카드를 학생들이 직접 풀도 부치고 리본을 매는 등 선생님과 친구들이 서로 의논해 가면서 정성스럽게 만드는 모습은 귀여웠습니다. 많은 주민자치위원들의 도움으로 거의 일대일로 지도해 학생들이 더 자신감있게 카네이션을 만든 것 같습니다.
텃밭 가꾸기 사업은 동 주민센터 옥상에 마련한 상자에 ‘부엽토’를 깔고 상추, 케일, 커리, 완두콩, 비트, 가지, 깻잎, 부추, 고추, 토마토, 딸기 등을 심고 물을 주고, 지지대를 세우는 등 정성스럽게 가꾸었습니다. 매주 상추나 케일, 깻잎 등의 잎사귀가 자라는 것이 신기하게 여기기도 하고, 토마토나 딸기에 열매가 맺히고, 가지와 고추가 나무에 생길 때는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독서토론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는 물론 상호토론, 독후감 쓰기 등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독서토론에 필요한 책의 선정은 주민자치위원들이 회의를 통해 하게 되었는데 읽기 쉽고 교훈이 될 수 있는 책으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 마사코의 질문 등이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독서를 안 하던 학생들도 있어 책을 읽어 오는 기간을 충분히 주어야만 했습니다. 독서토론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풍산동 지식 커뮤니티 구축 노력
7개월여간의 주말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매주마다 돌아가면서 집안 행사나, 여행 등으로 결석하는 학생들이 생기고, 건성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을 독려하는 등 힘든 일도 많았지만, 늦잠을 자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가방을 메고 주민센터로 들어오는 학생들을 볼 때나, 학생들이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열의를 보일 때 우리 위원들 모두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 우리 주민자치위원들 상호 간에도 서로 정을 느끼게 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바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앞다투어 참여를 하였고, 강사를 자진하여 맡아주었으며, 집에서 직접 준비해온 음식으로 주말 점심이 파티가 되곤 했습니다.
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말학교의 지속적인 운영과 향후 공동체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마을의 지식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조사(이하 자원조사)’라는 자치 공동체 사업을 수행했습니다. 이 사업에는 인문, 예체능, 언어, 요리, 심리, 미용 및 기타분야에서 29명의 재능 나눔 기부자들이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글. 사진 / 풍산동 주민자치위원회 현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