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고양 경제를 살려내는 지역기업 탐방 ⑫기석무역
고양상공회의소 여성CEO 기업인회 회장직도 겸임하며 성공한 여성 기업인의 지표가 된 구성자 기석무역 대표의 사업장에는 헌옷이 산더미처럼 가득하다. 전국에서 분리수거된 이 옷들은 작업장으로 옮겨져 종류별 분류과정을 거친다. 자동화된 세탁, 건조과정을 거친 후엔 130여 종으로 다시 분류돼 박스에 포장돼 32개국으로 수출된다. 연매출 180억원에 달하는 수출품이다.

기석무역은 국내 대표적인 중고의류 수출업체로 의류 가공 사업장이 3개 있다. 이곳의 의류는 대부분 사이즈가 안 맞아서 버린 양질의 것들이다. 재활용할 수 없는 의류는 모두 선별해서 폐기 처분한다. 이들 의류는 아프리카 전역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로 수출되는데, 현지 반응이 뜨거워 하루 평균 2개국의 바이어들이 수입 상담을 위해 기석무역을 찾는다.
구 대표가 구제의류 수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8년 어느 날이다. 거주지의 재활용 운동에 동참하며 중고의류를 수거하던 중 사업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쳤다. 창업은 2002년에 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사업 성장 과정은 창대했다. 정확한 날짜에 결제한 덕분에 수거업체로부터 신용을 얻었다. 철저한 품질 관리 선적으로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신뢰를 얻었다. 그러자 전국의 옷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해외 의류 구매 상담이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국내 중고의류 유통업체 관계자들도 기석무역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석무역의 주요 업무는 수출이다. 의류 재활용, 외화획득,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가지 사업 영역을 강조하는 구 대표는 지역 근로자 138명을 고용하고 있다.
회사 이름에 담긴 의미와 기업 철학·이념이 궁금하다.
‘바위 위에 기초’라는 의미의 ‘기석’은 건설업을 하는 남편 회사 이름에서 가져왔다. 이 이름은 든든한 반석이라는 의미로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 이념과 닮아있다. 기석무역을 창업하게 된 가장 큰 동인은 기아뿐 아니라 의류를 포함한 생필품 부족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아이들과 사회적 약자에게 희망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의류 수입을 상담하러 방문하는 바이어들은 대부분 가난한 나라에서 온다. 이들에게 양질의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기석무역의 근로자 평균 연령은 56세로 노인층도 10여 명 근무한다. 퇴직 후 제 2의 인생을 영위하며 기뻐하시는 이 분들의 웃음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이처럼 기석무역은 ‘함께 같이 살아가자’라는 가치를 기업 이념으로 삼아 세계 속의 힘든 국가들과 힘든 이웃들과 동행을 가장 귀중하게 생각한다.
기석무역 구제의류 특징과 차별화된 가공 공정은.
몇 해 전부터 중국에서도 중고의류 수출사업이 시작돼 국내 중고의류와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석무역이 수출하고 있는 현지에서 한국 중고의류를 선호하고 있지만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가 거세게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의류를 종류별로 정확히 선별하고 폐기 상태의 의류를 끼워 넣지 않는 등 양심을 지킨 덕분이다. 수거한 의류의 세탁·살균·건조공정이 시스템화 돼 있어 납기를 철저히 맞춘 것도 한 요인이다. 이처럼 기석무역은 품질과 신용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힘들었던 기억과 위기 극복 비결이 있다면.
무역 기업의 경우 수출 판로가 갑작스럽게 중단될 때가 있다. 그러면 자금 운용상황에 상상 이상의 고통이 뒤따른다.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2012년 사업장에 화재가 발생 했던 때다. 그때 해외 바이어들이 선수금을 송금해 주고 거래처들이 약 2억원을 후원했다. ‘마담, 일어나’라며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며 도움의 손길을 보내줘 당시의 위기를 가뿐히 이겨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러한 호의는 거래 업체와 평균 5년에서 10년 넘게 거래해 오면서 다진 가족 같은 친밀함, 신뢰를 바탕으로 쌓은 유대감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이처럼 피를 나눈 친형제 같은 거래업체들이 전 세계적으로 200개가 넘는다.
중장기 발전 계획이 궁금하다.
창립 17주년을 맞아 특별한 변화는 없다. 다만, 공정 자동화 설치에 투자해 근로자들에게 이전보다 더욱 일하기 편리한 일터를 만들어주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다.
참고로 기석무역은 업계 최초로 업무 자동화를 시작한 이래 관련 설비를 직접 고안해 특허기술도 다수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보다 쾌적한 업무 환경을 위해 사업장 증축 이전도 계획 중이다. ‘근로자가 행복해야 기업도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다.

기석무역
제품 특징 분리 수거된 의류 중에 양질의 의류, 피혁 제품을 선별해 세탁·살균·건조 재가공 수출
기업 이념 및 철학 함께 같이 살아가자
연 매출 180억원
구매방법 일산동구 식사동 1140 제1사업장 매장 / 한 벌당 1000~3000원, 가죽점퍼·외털점퍼 등도 5000 ~ 1만원
직원 138명
위치 <제1사업장> 일산동구 식사동 1140 / <제2사업장> 일산동구 지영동 413-33 / <제3사업장> 덕양구 관산동 609-4
대표전화 031-967-46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