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정체, 고양시 최악 구간

1700개 기업, 3만명 이용
종일 정체, 고양시 최악 구간
예산부족, 공사 쉽지 않아

“출근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장항굴다리가 막히기 때문에 회사  근처에 다 와서 30분을 까먹어요. 정체가 오전 내내 지속되기 때문에 더 문제입니다.”
- 장항 출판단지 근로자

오전 9시, 출근 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이지만 장항굴다리 진입로는 출판단지에서 자유로로 나가려는 차와 출판단지로 들어가려는 차가 뒤엉켜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전 10시가 되면 도심에서 장항로로 진입하는 차가 줄어들지만 자유로로 진·출입하는 차는 줄지 않는다.

보통은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제일 막힌다고 하지만 기자가 오후 2시에 방문한 장항로는 차량이 200m 넘게 정체돼 있어 빠져나오는데 15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장항굴다리 정체가 가히 심각한 수준이다. ‘24시간 중 낮 시간인 12시간은 계속 막힌다’고 하니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장항굴다리는 호수공원과 장항IC 사이에 있는 진입로로 장항출판단지 근로자와 주변 주민들이 이용하는 교차로다. 가장 막히는 구간은 굴다리 아래 출판단지 방향 길(장항로)이다. 출근 시간에는 장항로로 진입하는 것도 어렵지만 더 힘든 것은 장항로를 빠져나오는 것이다.


항상 막히는 이유는 도로가 좁고, 기업 관련 차량들의 이용이 많기 때문이다. 왕복 2차로의 이 길은 굴다리 밑으로 양쪽에 작은 두 개의 교차로(사거리)가 있는데, 따로 신호가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어 좌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이 신호 없이 뒤섞여 접촉사고의 위험이 높다.

장항로와 자유로 사이는 고양시 인쇄·출판 관련 업체가 중심이 돼 1700여 기업이 모인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이곳 단지는 40만평 규모에 근로자 수만 3만명에 이르러 이용자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

이기현 전 장항동 기업인협의회장은 “이곳은 재정비가 절실한 곳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교통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차량정체가 가장 큰 문제이고 노선버스가 없어 근로자의 출퇴근이 어렵다는 것이 두 번째다. 또한 장항굴다리의 교차로가 좁아 큰 차가 한 번에 못 들어오고 멀리 돌아와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며 기업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차량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장항굴다리에서 섬말다리로 가는 길을 4차선으로 내 주어야 한다”며 “이미 6~7년 전부터 기업협의회가 꾸준히 시에 건의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에 확인해 본 결과 시는 장항로 4차선 확장공사 준비를 위해 2012년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해 지금은 실시설계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예산이다. 이 사업은 국비와 도비가 전혀 지원되지 않아 전액 시비로만 진행돼야 하는데 그 금액만 최소 55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엄청난 시 예산이 필요한 상황인데 시 재정상 예산 확보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또 공사에 앞서 토지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보상액 산정을 농림부와 아직 협의 중인 부분도 있어 당장 공사가 진행되기도 힘들다.

이기현 전 회장은 “기업인들과 근로자들, 그리고 주민들이 오랫동안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시의 적극적인 대처로 장항로 정체 문제가 어떻게든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길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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