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의 맛집 화정동 ‘자작나무’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山)도 자작나무다
<중략>
- 시인 백석의 ‘백화(白樺)’ 중에서

아스팔트 열기가 식어가는 초여름밤, 화정동에 있는 ‘자작나무’를 찾았다.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로 만들지 않았는데 이곳 이름이 자작나무다. 매끈한 흰옷을 입은 듯한 자작나무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퓨전요리주점이다.

3년 전부터 화정동에서 자작나무를 운영하고 있는 구혜숙 대표는 한식·중식·일식을 우리 입맛에 맞게 접목시킨 차돌박이 숙주볶음, 통문어튀김&샐러드, 생새우깡, 해물짬뽕탕 등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한 퓨전요리 30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매년 한두 가지씩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는 구 대표는 30여 년 전부터 음식사업을 해온 경력자다. “시집살이 하면서 솜씨 좋았던 어머님께 많이 배웠다”고 한다.

경남 진주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처음 3개월여 동안 연고가 없어 마음고생이 몹시 컸다”며 “손님들로부터 맛있고 가격 착하고 친절해서 온다는 말을 듣는 것이 낙”이라고 말한다.

자작나무의 단골들이 즐겨찾는 요리는 차돌박이 숙주볶음과 통문어튀김&샐러드다. 차돌박이 숙주볶음은 부드럽고 고소한 차돌박이를 구워서 아삭한 숙주와 청양고추와 미나리를 곁들여 매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다. “안주가 맛있다며 때로 밥 있냐고 물어보는 손님에게는 밥도 드리고, 국수 삶아달라면 국수도 삶아드린다”고 한다.

통문어튀김도 인기 메뉴다. 새벽 4~5시에 강서시장에 가서 문어와 채소를 구입하고, 대부분 직접 요리한다. 민물새우에 마른 가루를 입혀 튀긴 생새우깡, 포항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피데기 구이, 높은 온도에서 볶아 맛을 낸 해물짬뽕탕 등도 손가락에 꼽히는 메뉴다.

메뉴가 다양하고 맛이 좋아서인지 여성들 계모임도 자주 열리고, 일주일에 다섯 번 찾는 단골도 있다. 그런 단골 때문에라도 다양한 메뉴를 준비할 수 밖에 없다.

이 일을 시작할 때 동생이 지어주었다는 상호 ‘자작나무’. 영하 20~30도의 혹한을 얇고 하얀 껍질 하나로 버티는 자작나무처럼 연고 없는 이곳에서 살아남으라고 의미를 담고 있다. 역시, 상호대로 구혜숙 대표의 자작나무는 화정동에 든든히 뿌리내렸다.

자작나무
주  소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896-3
주요메뉴  차돌박이 숙주볶음 15000원
                통문어튀김 18000원
                생새우깡&감자튀김 12000원 
                물뱅이 16000원
문  의  031-967-8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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