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성 성남문화재단 문화예술 국장

고양문화재단혁신안 무엇이 문제인가 “공무원 파견 필요하지만

재단의 자율성 보장 해야”
“현 예산으로 재단운영 불가”
“공연관리조직 전락 우려”

고양문화재단은 고양시와 재단이 포함된 문화재단혁신TF팀을 구성해 3개월간 적용방안을 논의해 지난 8일 ‘감사 및 조직혁신결과 보고서’를 시의회 특위에 제출했다(좌측 고양문화재단 조직개편안 참조).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기존3본부를 2본부로 통합한다. 이 배경에는 시의회의 조직개편 권고가 있었다. 재단은 이에 따라 시민문화본부를 문화예술사업본부에 통폐합시키는 안을 내놨다. 존속되는 2개 본부는 문화예술사업본부와 경영지원본부다. 고양시와 의회가 재단개혁을 위한 칼을 빼든 지금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을 역임한 김보성 성남문화재단 문화예술국장에게 현 고양문화재단 조직개편안의 실효성을 질문했다.

▲ 김보성 성남문화재단 문화예술국장은“지역에 맞는 문화를 발굴해 지역특성화를 하고 한편으로는 극장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는 정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예술부서의 축소는 어떻게 보는지.
시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경영과 인사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본래 재단의 역할인 문화예술지원 사업보다 비대해질 이유는 없다. 현재 고양문화재단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을 때 문화예술 부서가 축소되는 것은 관행처럼 있어왔다. 재단의 역할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해야 한다. 지역 예술가를 위한 지원도 중요하고 여러 공연을 유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시 되는 것은 시민들의 일반적인 문화수준을 높이고 강화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문화예술 부서를 축소하고 경영지원 부서를 강화하는 것은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고양문화재단은 시민문화저변확대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재단은 큰 공연을 유치해 무대에 올리는 것보다. 지역에 맞는 문화를 발굴해 지역특성화를 하고 한편으로는 극장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현재 경영부가 존속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계속 확장되는 경영지원본부 견제를 위해서라도 경영지원본부를 경영지원팀으로 한 단계 낮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재단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시의회는 재단과 같은 산하기관들에 대해서 감사하는 방식을 정책적 내용에 중점을 두고 해야한다. 정책적인 내용에 대해서 격려도 하면서 견제해야 하는데 이번처럼 총액을 크게 삭감하면 의회의 방향과는 무관하게 재단직원들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시설 유지관리도 벅찬 예산을 받는 문화재단에 시민문화 기여를 기
대할 수 없다. ‘재단을 개혁하겠다’는 시의회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재단을 일 안하고 놀리는 역기능이 올 수 있다. 의회가 견제를 하더라도 총액대비 예산 삭감이 아닌 내부의 비대한 조직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갔어야 했다.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가 경기도 북부지역의 대표극장으로서 설 수 있도록 적정 규모의 예산은 투입
이 돼야 한다.

사무처장의 신설은 필요한가.
경영학적 측면에서 사무처장을 두는 것은 조직이 매우 거대할 때다. 다만 기초 지자체 규모의 문화재단에 사무처장을 따로 두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보인다.
대표이사가 문화예술 전문가가 아닐 때 명예직으로 두고 실질적인 업무를 문화예술 전문가인 사무처장에게 위임하는 것은 필요하다.

재단에 공무원을 파견하는 것은 어떻게 보는가.
산하기관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공무원을 파견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나쁘다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양문화재단은 공공재원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에 시 공무원이 파견돼 그런 문제들을 방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우려되는 것은 공무원이 들어와서
재단을 관리하면 조직이 경직될 수 있다. 문화재단이라는 산하기관을 두는 것은 전문성 때문인데 공무원이 관리한다면 산하기관으로 문화재단을 따로 둘 필요가 없다.

대안으로 공무원 파견의 기간을 제한하는 조건부 파견이 있다. 어떤 변화를 주더라도 재단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가면안 된다고 본다. 오랜 기간 축적된 고양문화재단의 문제가 드러났고 개혁을 단행하는 중대한 시점이다. 재단을 시민을 위한 문화서비스를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상황을 볼 때 재단이 자칫 시의 문화저변을 확대에 기여하는 문화재단이 아닌 단지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의 공연시설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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