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진학교 윤의선 학생... LA스페셜올림픽서 금메달

국립 한국경진학교(일산동구 마두동)에 재학 중인 윤의선(15세)양이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3개 종목 메달을 획득했다. 윤양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미국 LA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LA 스페셜올림픽 세계하계대회’에 참가해 롤러스케이팅 종목 여자 개인 100m 금메달, 여자 300m 동메달, 여자 계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양은 “경기가 끝난 후 관광도 하고 다른 팀들 경기 응원도 했다”며 “재미있었다”고 국제대회 출전 소감을 말했다. 기자의 질문에 부끄러운 듯 짧게 대답을 했지만 윤양은 자랑스러운 듯 인터뷰 내내 금메달을 만지작거렸다.
윤양은 어려서부터 운동을 즐겨했다. 처음 접한 운동은 태권도였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윤양이 좀 더 씩씩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어머니가 딸을 태권도장에 보내면서 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어머니 임혜연씨는 “태권도를 배우면서 의선이가 말을 많이 하게 됐다”며 “태권도 3품”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윤양은 태권도뿐 아니라 농구와 자전거타기 등 여느 여자아이들과 달리 여러 운동에도 흥미를 보였다. 때마침 일반 초등학교에서 경진학교로 옮기면서 윤양은 김지철 체육교사와 ‘운명적’으로 만났다. 어머니 임씨는 “선생님과의 만남은 저와 의선이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1998년부터 경진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체육을 지도해온 김 교사의 눈엔 윤양의 재능이 단박에 보였다. 윤양에게 활동적인 롤러스케이팅이 잘 맞겠다 싶어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켰다.
“발달장애 학생들의 훈련과정은 일반 학생들의 그것과 달라요. 이곳 아이들에겐 스케이트를 신고 보호구를 착용하는 것까지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 ‘강훈련’이죠. 그래도 의선이는 운동을 일찍 시작했고 흥미도 있어 실력이 금세 늘었어요.”
롤러스케이팅에 입문한 그 해(2011년), 그리스 스페셜 올림픽에서 롤러스케이팅 금메달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계뿐 아니라 평창에서 열린 동계 스페셜 올림픽에서는 스노우 스윙이라는 눈길을 달리는 종목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야말로 전천후 스포츠맨의 면모를 보여준 성과였다.
김 교사는 “동작을 숙지하기 위해 일반 운동선수보다 더 많은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의선이는 누구보다 훈련에 성실히 임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땀을 흘리는 게 좋아 힘들어도 운동을 계속 하고 싶다”는 윤양은 “운동하는 건 즐거운데 꿈은 간호사”라며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장애인 스포츠 경기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김 교사는 “그 누구 못잖은 노력을 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일반인들의 스포츠 경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셜 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선수들을 보면 40~50대도 있는데 반해 한국 선수들은 학생들 뿐”이라며 발달장애인의 경우 아무리 재능이 있더라도 학교 졸업 후엔 소속이 없어져 운동을 계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어머니 임씨도 “일반 스포츠클럽에서는 장애인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 의선이는 정말 운이 좋아 학교에서 운동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윤양과 어머니가 세계대회 우승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1968년 창설된 스페셜올림픽은 올림픽, 장애인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올림픽으로 일컬어지며, 하계와 동계로 나뉘어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이 대회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지적·자폐성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로 올해 LA대회에는 177개국에서 23개 종목에 7000여명이 참가해 15일간 장애인들의 열띤 경기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