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탐방 능곡동 ‘동네말빵의 추억’

자치공동체 지원을 받아 불우이웃 집고쳐주기를 하고 있다.

능곡동 공동체 ‘이웃사촌’
주민동아리, 무료서가운영
불우이웃 집 고쳐주기도 나서
“공동체정신 복원하고 싶어”

뉴타운 구역으로 묶여있는 능곡2구역은 고양시 내에서 대표적인 낙후지역이다. 오래된 지역경기침체로 동네가 슬럼화된데다가 뉴타운 문제로 주민들이 갈등을 거듭하면서 지역공동체가 붕괴되어온 곳이다. 하지만 최근 소원한 이웃관계를 복원하고 지역발전을 함께 고민하기 위한 모임이 생겨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모임의 이름은 능곡동 마을공동체 ‘이웃사촌’이다. 작년부터는 시 자치공동체지원을 받아 불우이웃 집 고쳐주기(러브하우스), 주민동아리활동, 동네서가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웃사촌’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수영 능곡동 통장협의회장은 “예전에 비해 동네 이웃관계가 많이 소원해지고 있어서 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공동체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네가 낙후되고 주민들의 걱정과 불만은 커져갔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함께 이야기 할 자리가 없었다는 김 대표는 “그전까지는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게 전부였지만 마을공동체를 만들면서 이제 공동체를 통해 해결방법을 찾아보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사촌이 진행하는 자치공동체 사업의 이름은 ‘동네말빵의 추억’. 동네말빵은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옛날 품앗이, 두레 같은 공동체문화의 좋은 추억을 살리고 이웃사촌 정신을 다시 깨우자는 의미”라고 김수영 대표는 설명한다. 이러한 주민모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김 대표는 본인 소유 건물 지하실을 선뜻 내놓았다. 그렇게 마련된 ‘동네말빵’은 매달 한 번씩 이웃들이 모여 담소도 나누면서 음식도 나눠먹고 술잔도 기울이는 장소가 됐다. 

자주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동아리도 생겼다. 20여 명의 주민들이 함께하는 산야초 동아리는 함께 등산을 하면서 약초나 나물을 캐는 모임이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음식동아리를 만들어 레시피도 공유하고 반찬도 나누고 있다. 더 나아가 올해부터는 공구무료대여, 무료동네서가운영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바로 집 고쳐주기(러브하우스) 사업이다. 지역주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동네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방문해 집을 수리하는 봉사활동이다.

김수영 대표는 “재개발 예정지다 보니 방에 곰팡이가 피거나 환경상태가 안 좋은 집들이 많다”며 “동네분들이 추천을 하면 이웃사촌 회원들이 방문해 도배도 하고 장판도 갈고 배관, 전기, 보일러도 교체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집 고쳐주기 활동은 시 보조금지원이 있기 전부터 진행해온 사업으로 이제는 입소문이 퍼져 타 지역에서도 재능기부를 위해 찾아올 정도라고 한다.

올해 2월에는 ‘EBS포커스’라는 프로그램에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벌이는 좋은 사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수영 대표는 “2년째 공동체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이제 지역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많이들 찾아와 주신다”며 “마을공동체가 더욱 확대돼 주민들 간의 화합과 유대관계형성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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