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본 제1회 고양국제무용제


“혼자 오셨어요? 다행이네요. 티켓이 부족해서요….”

공연 시작이 임박한 지난 30일 오후 4시 50분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기자에게 공연티켓을 건네는 노원석 고양국제무용제 총감독이 ‘행복한 고민’으로 살짝 상기돼 보였다. 공연장 밖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고양국제무용제 첫 해’에 대한 당초 우려와 달리 이날 풍경은 ‘성공적’이었다.

고양안무가협회(회장 임미경)가 주관한 제1회 고양국제무용제가 지난 30일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280여 명(새라새극장 객석수 304석)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알찬 축제로 치러졌다. 이번 무용제는 고양시에서 열리는 첫 국제무용제인데다, 무용제 집행부 대부분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 일반시민들이어서 지역 문화계 안팎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무용제 원년인 올핸 국내 현대무용 1세대인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이 이끄는 ‘김복희 무용단’, 지난해 서울무용제 대상을 수상한 ‘한칠소울발레단’ 등 국내 2팀과 일본의 ‘스즈키 아키노리 & 쇼헤이 야마키’, 홍콩의 ‘언록 댄싱 플라자’, 폴란드의 ‘수잔나 카스프윅’ 등 해외 3개 팀 등 총 5개 팀이 무대에 섰다.

첫 무대는 일본인 댄서 스즈키 아키노리가 열었다. 기타리스트 쇼헤이 야마키의 기타연주와 하나된 몸짓이 무대를 휘저었고 관객을 홀렸다.

폴란드 수잔나 카스프윅은 2013년 지무용크 솔로 무용 콘테스트 우수상 수상작인 ‘미안하지만 수잔나가 있을 곳은 없어요’를 공연했다. 연습복 차림의 무용수다운 편안함과 독특함이 보이는 무대였다. 국내 현대무용 1세대인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직접 안무한 ‘삶꽃 바람꽃’으로 무대에 서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첫날밤 소박맞은 어린 신부와 인고의 세월을 지낸 여인네의 1인 2역 농익은 연기가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묶었다. 김복희 이사장은 이번에 “젊은 후배들이 애써 마련한 고양국제무용제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돕고 싶다”며 선뜻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무용수의 찰떡호흡을 앞세운 홍콩 ‘언록 댄싱 플라자’팀은 코믹 연극과 같은 무대로, 고양시민 18명과 함께한 한칠소울발레단은 시각과 청각 요소를 가미한 화려한 무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국제무용제라고 하기엔 참가팀 수가 많지 않다는 점, 일부 무대에서의 조명과 음향 실수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한칠소울발레단은 지난해 서울무용제 수상작인 ‘질주 G-mino’ 의 공연시간을 줄이면서 구성이 다소 산만했다. 게다가 서울무용제 수상 당시 무용수 중 상당수가 이번 공연에서 빠지고, 새라새극장 규모에 맞추느라 당초 예정했던 고양시민 50명 중 18명만 객원으로 출연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임미경 고양안무가협회장은 이에 대해 “‘시민이 참여하는 무용제’라는 취지에 맞는 중요한 무대였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내년엔 외국팀 안무가를 초빙해 워크숍을 거쳐 시민들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첫 대회여서 미흡한 점은 있었지만, 일반시민들이 재능기부로 힘을 보태 치른 대회라는 데서 희망적”이라며 “내년엔 이틀에 걸쳐 야외와 실내 무대서 치르는 시민들의 무용축제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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