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브랜드 도서관을 선언한 고양시 도서관의 새로운 변신

고양시는 올 해 ‘아주 특별한 책의 도시 고양’이라는 슬로건을 선보였다. 책의 도시 고양을 만들어가기 위한 핵심 공간은 역시 도서관이다. 앞에서 언급한 슬로건 속에는 도서관을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특별한 지식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는 특성화를 통한 브랜드 도서관 구축 작업이다. 그동안의 도서관들이 비슷한 상품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트였다면, 특성화 브랜드 도서관은 소비자의 필요에 꼭 맞는 용품을 구입하고 고급의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전문 브랜드샵을 지향하고자 한다는 게 도서관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5개월간의 연구 용역, 10여 차례가 넘는 간담회와 토론회, 그리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등을 벌인 결과, 고양시의 특징과 미래성을 고려하여 네 곳의 도서관을 선정하여 새로운 특성화 브랜드 도서관으로 변신시키고 있는 중이다. 고양 향토문화 전문샵을 표방한 마두도서관을 시작으로 화정도서관에서는 꽃을, 아람누리도서관은 예술을, 주엽어린이도서관은 세계그림책을 자신만의 전문 브랜드로 키워나갈 예정이다. 특정 분야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정보와 자료를 얻고자 하는 이용자들에게는 분명 반길만한 일이다.

마두도서관 고양 향토문화자료실 가장 먼저 문 열어

네 곳의 특성화 추진 도서관 중 마두도서관 고양 향토문화자료실이 이달 초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2층 정기간행물실 공간 중 일부를 새롭게 꾸민 고양 향토문화자료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벽면을 채우고 있는 패널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통마을이던 고양이 100만 거대 도시로 변모된 숨가쁜 역사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가운데에는 깔끔한 진열대 속에 새롭게 복원된 북한산 산영루 현판 붓글씨 원본과 북한산의 지리를 기록한 고문서인 북한지 영인본, 북한산성 행궁지에서 출토된 기와, 가와지볍씨 모형 등이 전시되어있다. 유물의 숫자는 많지 않지만, 고양땅의 긴 역사를 환기시킬 수 있는 상징적인 유물들이다. 벽면에는 고양군 고지도도 원본 사이즈로 인쇄되어 걸려있다.

서가에는 고양의 향토문화와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을 모아놓았다. 고양시사, 경기민속지, 고양소식 등의 문헌 자료와 고양과 관련된 단행본들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서가에 빈 공간이 더 많다.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는 다양한 행정자료들을 빼면 정작 일반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향토 자료들이 부족했다. 마두도서관 송두한 사서는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시점이라 수집된 문헌들이 적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꾸준히 고양땅에서 살아 온 사람들의 일상과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을 폭넓게 모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고양의 향토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 또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잘 갖춰진 하드웨어를 채워 줄 보다 풍성한 소프트웨어 절실해 

이제 시작이라고는 하지만 마두도서관의 경우에서 보듯, 고양시가 추진중인 특성화 브랜드 도서관 프로젝트가 온전히 자리를 잡기까지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예산이나 여건도 녹록치만은 않은 듯하다. 전문샵으로서의 외형적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과 더불어 실질적인 소프트웨어를 보다 풍성하고 내실있게 채워가기 위한 보다 정밀하고 구체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과연 고양시와 도서관센터가 의욕을 가지고 추진중인 브랜드 도서관 구축 프로젝트가 전문 지식에 목마른 이용객들을 만족시켜 줄 성공적인 시도가 될지, 아니면 또 한번의 구호성 이벤트로 그칠지 다 함께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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