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뮤지컬 '4번 출구' 새라새극장에서 공연

물질적으로는 풍족한 삶을 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각종 정신질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현대인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보기에 적합한 의미있는 작품이 선보인다. 6월 14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는 정신건강연극 뮤지컬 '4번 출구'가 공연된다. 고양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무대는 올 해 10년째를 맞이하는 정신건강연극제를 기념하는 앙코르 공연으로서, 연극을 통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신장애에 대한 일반인들의 편견을 덜어내고자 기획되었다.

작품의 주인공들은 한 마디로 죽지 못해 살아가는 불쌍한 인생들이다. 저마다 가슴에 맺힌 한과 슬픔을 풀어낼 방법을 찾지 못하고 하루하루 무기력한 삶을 연장해가는, 스스로 자살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는 나약한 이들에게 한 인터넷 동호회 운영자로부터 저렴한 가격에 죽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제안이 온다. 유혹에 넘어간 이들은 약속한 시간에 지하철 장지역 4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가족을 모두 잃게 된 기러기 아빠, 학교에서 왕따가 된 여고생, 가족들의 무관심속에 은둔형 외톨이가 된 게임중독자 등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기막힌 사연들이 하나씩 소개되는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자살'이라는 소재를 다뤘기에 내용은 무겁고 심각하지만 극의 진행은 코믹하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6개의 다른 에피소드를 재치있는 웃음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현대인들의 다양한 사연과 내면적 상처들을 진지하게 그려 내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극의 제목이 4번 출구인 것도, 주인공들이 모이는 장소가 '장지'역인 것도 당연히 의도적이다. 둘 다 죽음을 연상시키는 단어지만, 한편으로는 단순한 발음상의 연상작용을 통해서도 자살에 대한 강박과 편견을 품는 현대인들의 나약한 정신건강 지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4번 출구에서 당당히 나서면 거기에 또 다른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는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신적 위기에 처한 사람과 사회를 살리는 방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이번 공연은 정신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현재 선착순 사전 접수중이며 고양시정신건강증진센터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관람 신청을 할 수 있다.    


■ 정신건강 뮤지컬 '4번 출구'

* 일시 : 6월 14일(화) 오후2시
* 장소 :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 입장료 : 무료 (선착순 접수 중)
* 주관 : 고양시정신건강증진센터
* 접수 :
www.goyangmaum.org
* 문의 : 031-968-2333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