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외국인 숙박시설 500실도 안 돼

 

행사 기간 중 킨텍스 제2전시장에 걸린 커다란 로타리 휘장.

고양시 외국인 숙박시설 500실도 안 돼
내국인 숙박시설, 시 외곽 연수원에 배치
버스 1500대로 호텔 찾아 서울로 빠져나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5일간 진행된 ‘2016국제로타리세계대회’는 고양시는 물론 한국 마이스(회의·전시·관광)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역대 최대 규모(공식 참가자 5만명)의 대회였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적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시킬 수 있는 저력을 고양시 킨텍스가 가졌다는 것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런 점에서 로타리세계대회의 성공적 개최는 아주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성공적 마무리와는 별개로 고양시에 미친 경제의 파급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고양시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5만명의 참가자 중, 소비·관광의 큰 손인 2만5000명의 외국인 로타리안들이 정작 고양시에서는 숙박하지 못했다. 저녁시간대 개별 관광을 통한 소비는 특급호텔이 몰린 서울시에서였다.

로타리대회를 위해 외국인이 단체로 예약한 고양시 객실은 엠블호텔 377실, 밀레니엄호텔 49실, 총 426실이 전부였다. 한 개 방에 4인이 숙박했다고 처도 2000명이 안 되는 인원이다. 그나마 특급호텔은 엠블이 유일했고, 대화역 인근 밀레니엄호텔은 외국인을 받기에는 시설과 규모 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았다.

또한 국내 참가자들은 대부분 고양시 외곽의 대형 연수원인 동양인재개발원(172실), NH인재원(104실), 중산힐스 청소년수련원(100실)을 예약했다. 하지만 이곳 또한 주변에 소비할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어 관광객 유치에는 실패했다는 뒷얘기가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고양시의 한 관계자는 “로타리안들은 대부분 사전 일정이 짜여 있어 지구별·클럽별로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로타리안들을 위한 전세버스가 이번 대회에만 1500대나 동원됐다”며 “아무래도 낮에는 행사장인 킨텍스에 머무르다가 늦은 오후가 되면 클럽에서 단체로 예약한 숙박시설로 바로 이동하기 때문에 고양시에서의 소비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는 고양시 숙박시설 품귀현상이 모텔로까지 이어졌다. 낮 시간에 이른바 ‘대실’로 돈을 버는 대화동 인근 모텔들이 대회 시작 전에는 예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대회가 시작 되고는 내국인 로타리안들의 객실문의 요청이 쇄도하자 15만원의 숙박료를 받아가며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 대회에 참가한 로타리안들이 평소에 대실 영업을 하는 모텔에서의 숙박을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뻔하다.

대회를 준비한 킨텍스의 한 관계자는 “고양시와 함께 순환버스를 운영해 호수공원과 아람누리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며 “고양시 순환버스 이용객 비율을 보면 외국인이 80% 정도로 상당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소비규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숙박이 고양시에서 많이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고양시 마이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결국 킨텍스 인근 숙박시설(호텔)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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