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정기연주회 여는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고양필)는 고양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프로페셔널 그랜드 오케스트라다. 18년 째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고양필이 다음 달 8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39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고양필을 이끌고 있는 안현성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만나보았다.

고양필을 소개해달라.
1999년 창단한 사립오케스트라다. 현재 오디션을 통해 선정된 정단원이 33명, 준단원까지 합해 54명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정기연주회에는 객원연주자도 가세해 70여 명이 무대에 오른다. 18년동안 프로페셔널 그랜드 오케스트라로서는 유일하게 경력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프로그램은 아무래도 정기연주회다. 많을 땐 한 해 5회도 했는데 지금은 연간 2회 정도 열고 있다. 연주 투어도 이어진다. 5월에 광주, 함양, 부산 등으로 연주 투어를 다녀왔다. 이달에는 마산에도 다녀온다.
정기연주회에 집중하는 이유는 뭔가.
정기연주회는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성취를 평가할 수 있는 무대다. 의미 있는 테마와 선곡을 거쳐 최선의 무대를 올려야 한다. 당연히 모든 역량과 에너지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고양필 역시 지속적인 정기연주회를 통해 오케스라로서의 역량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게 한결같은 소신이다. 물론 클래식 매니아층의 저변이 아직은 좁기 때문에 정기연주회의 프로그램이 일반인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다. 그렇더라도 정기연주회만큼은 전통 포맷을 지켜가려고 노력한다. 고양필에서 베토벤 심포니 시리즈로 1년 동안 다섯 차례의 정기연주회를 연 적도 있다. 보람이 컸다. 물론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기획연주도 많이 한다.
이번 정기연주회의 컨셉은 무엇인가.
이번 정기연주회부터 동유럽의 낭만적인 음악가들을 차례대로 만나보려 한다. 그래서 타이틀이 ‘동유럽 로만틱 칸타빌레 - 1st 무브먼트’다. 동유럽의 국민악파 작곡가들이 남긴 낭만적인 음악들을 찾아가는 1악장인 셈이다. 동유럽으로 내딛는 첫 발걸음인만큼 가장 잘 알려진 명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드보르작의 9번 신세계 교향곡이 연주된다. 시대의 변화와 환희로 가득 찬 민족적 성향의 명곡들이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듯한 익숙한 곡들이라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차례로 2악장, 3악장으로 이어갈 계획이고, 동유럽 여행을 마치면 서유럽의 작곡가들을 만나보려고 한다. 이번 공연의 앵콜곡은 비밀이다. 공연장에 와서 만나보시라(웃음).
문화바우처(저소득층 문화지원)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다.
고양시 복지정책과와 협조해 경제적,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을 위한 음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식 명칭은 아동정서발달지원서비스다. 현재 아동 52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본인이 원하는 악기를 골라 배운다. 바이올린 플륫이 가장 많고, 클라리넷과 트럼펫을 배우는 친구도 있다. 참가 아동들이 아주 재밌어한다. 정서적 안정, 그리고 자존감의 형성을 위해 아주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자부한다.
찾아가는 문화활동도 펼치고 있다. 경진학교나 명현학교에서 연주회를 여러 차례 열었고, 최근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모 통해 당선되어 전국의 복지관 등을 찾아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얻기 힘든 이들에게 음악선물을 한다. 해설을 곁들여 흥미롭게 진행해 호응이 좋다. 실비 정도를 지원받지만, 전국을 다니는 스케줄이라 재능기부와 봉사의 마인드 없이는 지속하기 힘든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얼마전엔 함양의 한 복지원을 방문했는데, 자체적으로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있는 곳이었다. 원생들이 프로 연주자들의 연주모습을 보고 너무 좋아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려는 관장님의 마인드가 감동적이었다.
클래식 음악이 낯선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나.
클래식은 결코 어려운 음악은 아니다. 공부해야 알아들을 수 있는 음악도 아니고, 특별한 계층의 향유물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감상을 위해 약간의 관심과 적극성이 필요할 뿐이다. 좋아하는 대중가요가 있으면 따라 불러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듯, 클래식의 멜로디 중 맘에 드는 부분을 머릿속으로 따라 해 보는 과정을 반복하면 금방 친숙해질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은 300여 년이 지나도 여전히 감동을 준다. 시간을 뛰어넘는 클래식의 가치를 찾아보는 과정에 흥미를 가져보길 권한다. 요즘엔 클래식계에도 스타들이 나와 분위기 상기시키기도 한다. 생활속에서 클래식을 가까이 하려면 라디오의 클래식 채널을 즐겨보자. 아무래도 자주 들어야 좋아지게 된다.

음악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차 대전에서 패전하며 처참하게 폭격 당한 베를린 시민들이 베를린필하모닉의 연주를 들으며 용기를 회복해 전후의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클래식 음악교육을 강화한 고등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줄어든다는 통계도 분명하다. 사회적인 불안과 우울함을 넘어 위로와 용기를 챙기기에 클래식은 아주 훌륭한 동반자다. 문화예술이 풍성한 사회가 되면 우리의 삶의 격이 달라진다. 기초예술 자체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워주는 영양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입시를 위해서만 전력투구하는 청소년들의 고통과 부작용을 기성세대가 더 이상 간과해선 안된다. 기초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확대해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해주어야 하지 않겠나.
고양시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고양필이 고양의 소중한 공공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물론 시립 교향악단을 만들고 운영하려면 적잖은 예산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절반 정도의 예산을 투자해 고양필을 준 공영 성격의 교향악단으로 위상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하고 싶다. 준 공영 오케스트라가 되면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향수를 보다 풍성하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최근 들어 시와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기초예술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조짐이 보인다. 시의 정책에 예술인들의 역량이 더해져 좋은 결실이 맺어졌으면 한다.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제39회 정기연주회
동유럽 Romantic Cantabile - 1st movement
7월 8일(금) 20:00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R석 50000원/ S석 40000원/ A석 30000원
예매처 : 고양문화재단 1577-7766
공연문의 : 고양필하모닉오케스트라 031-971-59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