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용 원당전통시장 상인회 신임 회장
양철용 민약촌 옹기건강원 사장이 28일 고양시 덕양구 원당전통시장 신임회장으로 취임한다. 고양시 세 개의 전통시장(일산·능곡·원당) 중 가장 짜임새 있고 품목도 다양하다는 원당시장. 양 신임회장은 “원당시장은 그래도 잘 되는 편이지만 전통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고 입을 열었다.

원당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처음 만난 그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둥그런 민머리에 강한 인상이지만 얼굴 한가득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그는 시장에 점포를 얻은 지 5년 만에 상인회 회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그는 부산 사나이다. 부산에서도 40여 년간 건강원만 했다는 그의 눈빛은 부산 사투리로 ‘살아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탁월한 ‘형님 리더십’으로 강한 추진력을 보이는 양철용 신임회장을 만나 원당시장 운영 방안 등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원당전통시장에 대해 소개를 해달라.
손님들 말로는 원당시장이 규모면에서는 고양시 타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장보기 수월하고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일(一)’자 골목에 동선도 편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품목에 구색을 갖춰 없는 게 없을 정도다. 품질도 좋아 서울은 물론, 전국으로 물건이 팔려나간다. 제가 운영하는 건강원만 해도 전국 각지에서 단골들이 찾고 있다.
꽃박람회 관람차 온 외국인 관광객들도 해를 거듭할수록 많이 찾아온다. 가이드 안내로 오는 단체관광객도 있지만,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외국인들도 간간이 들러 원하는 품목을 사간다.
올해는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에 지정되면서 내년까지 4억8000만원의 예산을 받게 됐다. 조명과 간판, 진열대 등이 정비되고 마케팅과 친절 교육 등을 통해 서비스의 질 또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원당시장의 역사가 궁금하다.
원당하면 고양의 중심이었고 최고의 번화가였다. 시장 바로 옆에 있는 ‘리스쇼핑(고양지역 최초의 엘리베이터 설치 건물)’이 1984년에 세워졌는데 그때가 원당이 가장 번화했던 시기였고 시장이 가장 붐비던 때였다. 11년 전인 2005년 국비를 지원받아 원당시장이 현대화 과정을 거치게 됐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천장(아케이드)이 그때 정비됐고 상인회 또한 사단법인으로 정식으로 꾸려졌다.
일산신도시와 화정에 신시가지가 생겨나면서 한동안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상인회의 노력으로 제2의 부흥기를 누리기도 했다. 지금도 전통시장으로서 전국 어느 시장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원당시장 상인회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66개 점포 사장이 모두 회원으로 활동한다. 임원진은 회장인 나를 포함해 14명이고 고문까지 하면 18명이다. 약 30%의 회원이 임원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회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야만 민주적으로 상인회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회장이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더라도 임원진들이 견제할 수 있는 구조다.
상인회 차원에서 원당시장의 발전을 위해 어떤 대안을 모색하고 있나.
우선 전통시장은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 노점이 시장길 가운데를 점령하고 있고 LPG 가스통을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소방도로가 확보되지 않는 것은 물론 폭발의 위험까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양시와 함께 모색 중이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시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고객쉼터’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키즈카페 형식으로 운영되면 젊은 가족단위 고객들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전통시장은 어르신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그분들을 위한 쉼터도 함께 제공하려 한다.
대형마트와 견줘도 손색없는 주문 시스템도 갖출 생각이다. 이것은 심상정 국회의원의 공약에도 반영돼 있다. 전화나 온라인으로 품목을 주문하면 대신 장을 봐주고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마트처럼 카트를 이용해 장을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려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공간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노점상들이 함께 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너무 많다.

원래 부산에서 장사를 해오다가 5년 전에야 원당으로 오게 됐다고 했는데 개인사가 궁금하다.
부산시 해운대 구의회 4대 부의장을 지냈다. 선거에 여러 번 출마했지만 1번 당선됐다(웃음). 부의장을 지낸 이후에도 주변의 거듭된 권유에 계속 선거에 나갔다. 해운대를 떠나 고양으로 온 것은 ‘맘 잡고 사업만 하기 위해서’였다.
서울과 경기에서 3~4개의 전통시장을 둘러보고는 원당시장을 방문했는데 시장 인상이 참 좋았다. 우리들 말로는 ‘감이 왔다’라는 표현을 쓴다. 그때 새로 장사를 시작할 곳은 ‘여기 밖에 없다’라는 생각을 했고 단돈 5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상인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는 시장 발전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봉사’하기 위해서다. 돈을 벌었으면 남은 돕는 일에도 쓰고 해야 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인색한 면이 있다.
원당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상인회 회장으로 고객의 편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명품 전통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여러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시민 여러분이 전통시장을 잊지 않고 찾아주신다면 저희 소상공인들도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갑절로 보답하려 한다. 정겨운 전통시장에 가족들과 함께 들러, 마트에서 느끼지 못한 재미를 찾아보길 바란다.
이성오 기자
rainer4u@mygo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