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는 “현장의 스토리텔러”

 

 

 

 

 

 

 

 

 

 

 

 

 

 

 

 

 

 

 

 

 

 

 

 

 

 

 

방송기자라는 직업은 드라마, 영화 등의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며 때론 실상과 동떨어지고 다소 왜곡되기도 한다. 방송기자가 되고 싶은 이들은 과연 미디어가 제공한 막연한 환상 이외에 또 어떤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을까. 딜라이브 케이블방송사(전 C&M방송)에 근무하는 전진아 기자를 만나 방송기자를 꿈꾸는 예비방송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실질적인 정보와 직업으로서의 기자, 생활인으로서의 기자에 대해 생생히 들어봤다.

오후 5시. 딜라이브 케이블방송 메인뉴스인 7시 서울경기케이블 뉴스가 시작하기 2시간 전. 선임기자를 중심으로 취재와 편집, 스포츠, 영상 등 보도국의 취재기자가 한자리에 모여 편집회의를 한다. 딜라이브 케이블방송사엔 20여 명의 보도국 기자 있다. 경기북부지역 담당기자는 8명이다. 권역별 취재기자들이 올린 뉴스 아이템을 7시 뉴스에 편집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 편집회의. 어떤 아이템은 호평 속에서 채택되기도 하고, 어떤 아이템은 연기처럼 사라지기도 하고, 어떤 아이템은 수정·보강 주문을 받기도 한다.

수험준비 : 첫단추를 잘 꿰라! 
전진아 기자는 딜라이브 케이블방송사 9년차 베테랑 보도국 기자다. 현재 고양·파주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전 기자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다. 대학 3학년 무렵 취업준비를 하며, 그동안 막연하게 동경해왔던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수험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아나운서 시험도 봤다. 하지만 아나운서가 되는 길이 기대처럼 활짝 열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낙담도 했다. 깊은 고민과 모색을 통해 최종 선택한 것이 방송기자다.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케이블 방송사 등 여러 곳에 입사원서를 냈고, 또 대여섯 번의 쓴 잔을 마셨다. 2007년 딜라이브 케이블방송사의 전신인 C&M에 입사해 지금까지 보도국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방송기자, 한 해에 몇 명이나 뽑나.
방송기자협회 발표에 따르면 케이블방송까지 포함해 전국 56개 방송사, 2700여 명이 방송기자로 일하고 있다. 지상파방송뿐 아니라 케이블방송까지 방송사가 양적으로 많아졌고, 다양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한 방송사에서 한 해에 대략 10명 이하의 신입 방송기자를 뽑는 걸로 알고 있다.

필기준비 : 시험 준비기간은.
나는 1년 반 정도 준비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년 이상은 준비한다. 필기시험성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호감 있고, 친화력이 있고, 매력 있는 응시자가 선택될 확률이 높다. 방송기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자질이 호기심, 순발력, 체력이다. 현장을 읽고 분석하는 능력, 이야기를 구성하고 연출하는 능력 등이 꼭 필요한 자질이다.

당락을 좌우하는 ‘논술’ 준비는.
방송기자 준비를 하며 날마다 다양한 신문을 정독했다. 신문 정독을 하면, 시사상식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사건을 다루는 방법이나 시선도 매체마다 매우 다르다. 우선 신문을 정독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술과 작문 연습을 많이 해봐야 한다. 시기에 따라 논술 주제가 예측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 경우에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보는 편이다.
논술과 작문은 하루아침에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꾸준히 시사상식 공부를 하고,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작문하는 연습을 해봐야 한다.

실무평가 준비 : 카메라 테스트 준비는 어떻게 하나.
방송기자는 오디오뿐 아니라 비디오도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 테스트는 외모가 잘생겼다 그렇지 않다를 보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를 통해 진행자가 시청자에게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이고, 신뢰를 줄 수 있는지 본다. 요즘 간편하고 좋은 기기가 많다. 스마트폰 비디오 기능으로 자신이 리포팅 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잘못된 부분을 스스로 교정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효율적인 대비책이다. 물론 호감이 가는 외모관리, 자기관리도 요구된다.

딜라이브 케이블방송사의 채용과정, 채용인원은.
정기채용보다 수시채용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결원이 생겼을 때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이다. 그렇기에 타 방송사처럼 신입사원 여러 명이 합숙평가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없다.

 

 

 

 

 

 

 

 

 

 

 

 

 

예비방송기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왜 내가 방송기자가 되어야 하는가?’ 자신에게 물어보고, 숙고해 보기 바란다. 포기할 수 없는 확고한 이유가 있다면 용기를 내 도전해보라. 하지만 분명히 자신만의 타임라인을 정해놓기를 조언한다. 언제까지 도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정해놓은 최종 시간이 지나면 너무 낙담하지 말고 그 경험을 살려 다른 길도 찾아보길 권한다.
방송기자의 또 다른 등용문은 ‘경력기자 공채’다.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필요한 게 방송이다. 예를 들어 다른 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준비를 하다가 3~4년차 기자가 필요할 때 경력기자로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20년 후 계획은.
방송기자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나는 “현장의 스토리텔러다”라고 말하고 싶다. 현재 방송기자라는 직업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24시간이 부족한 보도국 기자라고는 하지만, 딜라이브 케이블방송은 빡빡한 스케줄은 아니다. 일반 직장인들처럼 주 5일 근무하고 주말에는 쉰다. 물론 취재계획을 짜고, 현장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취재원 관리를 하고, 때로 편집과 연출도 해야 한다. 다양한 사건, 다양한 장소, 다양한 사람들과 직면해야 한다. 만남의 순간순간이 긴장의 연속이므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지 숙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힘들게 입사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다행히 나는 기자가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가능한 현장에 오래 있고 싶다. 20년 후의 계획? 글쎄 아마도 방송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풀어낼 수 있는 멋진 일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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