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후원독자 프로젝트1_‘책으로 꿈을 응원하는 도서관의 친구들’

 

이웃의 형과 언니, 동생이 나란히 책을 읽는다. 고양 곳곳의 도서관은 둘째 넷째 토요일 ‘도서관의 친구들’로 가득찬다.

 

 

 

 

 

 

 

 

 

 

 

 

마을도서관과 가까워지고
책 읽는 습관을 키운다면,
책을 통해 꿈을 키운다면,
각각이 처한 인생의 장애를
스스로 극복하지 않을까요
지역사회가 힘껏 응원할게요

고등학생, 누군가를 돕는 소중한 경험
고양신문은 지난해 후원독자 사업을 시작하면서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후원독자들의 구독료를 의미 있게 쓸 수 있는 어떤 일을 고민하면서 준비한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책과 가까워지고, 책의 힘으로 인생의 장애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
핵심가치를 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어떻게 전개하느냐가 고민이었다. 참여자들의 욕구는 무엇인가,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꾸준히 진행될 수 있는 방법은, 여럿이 함께 참여할 수 있으려면… 갑작스러운 자원봉사 시간 때문에 난감한 고등학생과 책 읽는 습관이 필요한 초등학생을 멘토와 멘티로 이어주고, 둘째 넷째 토요일 한 달에 두 번 꾸준히 도서관에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고등학생 멘토를 위해 12시간 정도의 교육을 진행했고, 후원독자들이 지원해 준 든든한 구독료로 참가자들을 응원할 간식과 선물을 준비했다. 프로젝트 이름은 ‘책으로 꿈을 응원하는 도서관의 친구들’로 했다.

초등학생, 책 읽는 습관을 위한 첫걸음
학교를 통해 멘토와 멘티를 모집했고, 함께 책 읽는 공간은 학교와 가까운 마을도서관으로 정했다. 마을도서관은 ‘도서관의 친구들’ 이란 이름에 담겼듯 이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어린이 청소년들이 마을 도서관과 가까워지고 스스로 도서관을 찾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참가자의 시선에서 보면 어린이가 우선이다. 습관은 조금 더 어렸을 때부터 쌓이면 평생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청소년들에게는 더 중요한 경험이 축적될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도와보는 경험이다. 갈급한 봉사시간을 위해 이리저리 봉사시간을 구하러 다니지 않아도 되고, 형식적인 활동으로 시간을 때우지 않아도 된다. 이웃의 동생인 초등학생 한 명을 잘 돌보고 함께 책을 읽고, 고민을 들어주며, 인생 선배로서 경험을 나누어 준다. 누군가를 돕는 보람과 자존감, 이를 통해 얻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웃의 어린이, 청소년 친구가 되다
지난해 첫해는 실험무대였다.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가 많은 일산초등학교와 인근의 중산고 등 5개 고등학교가 ‘도서관의 친구들’이 되었다. 고등학생 50명, 초등학생 50명 모두 100명이 참여했다.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우려와 기대가 매번 엇갈렸지만, 결과는 ‘도전해볼만하다’였다. 판단의 기준은 참가자이자 주인공인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의 반응이었다. 프로그램은 끊임없이 개선되고 보완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젝트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변화와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느냐,였다. 초등학생들이 성인도 아닌 고등학생들에게 마음을 열고 잘 따라줄까, 아직은 어린 고등학생들이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참여할 수 있을까, 둘 다 어른들의 걱정거리에 불과했다.
초등학생들은 첫 만남부터 잘 따라주었고, 몇 번의 만남 뒤에는 친형과 언니처럼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고등학생들의 반응은 더 감동적이었다. 적극적이었고 친절했고 성실했다. 하루라도 결석할 때면 매우 미안해했고, 동생들을 위해 편지와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좀 더 멋진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기 위해 연습도 했다. 우리가 왜 청소년들을 걱정했는지 무색했다.
실망스러운 점도 적지 않았다. 돌아가며 결석이 있어서 모두 다 모인 적이 드물었고, 작지만 갈등과 대립도 있었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하는 열성 학부모들을 설득해야 했다. 이 프로그램은 짱짱한 교육이 아니라 그저 도서관에 가고, 책을 읽는 것이 잔잔한 습관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실체를 드러내줘야 했다. 중간에 그만 둔 아이들도 몇몇 있었다.
한 달에 두 번 꾸준한 만남이 진행됐고,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 등 책 읽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기 어려운 친구들에게는 꽤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학교별 성인멘토 봉사자가 운영의 주체
지난해의 경험은 ‘도서관의 친구들’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꼭 준비해야 할 것들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학교별로 운영과 관리를 맡아줄 성인 멘토가 꼭 필요했다. 공공도서관의 협조가 절실했고, 도서전문가들의 도움도 필요했다. 성인 멘토와 고등학생 멘토에 대한 더 체계적인 교육도 있어야 했다. 고등학생들의 시험기간을 대체할 프로그램 준비도 필요했다.
올해, 실험을 마친 ‘도서관의 친구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달라진 점은 고양신문이 외롭게 홀로 진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고양시도서관센터, 고양시자원봉사센터, 어린이도서연구회, 고양시사회복지협의체 등 다양한 기관단체가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양신문은 진행을 지원하고, 도서관은 담당 사서를 통해 공간과 보조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성인멘토와 고등학생 멘토의 교육과 책읽기 프로그램을, 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교육과 봉사시간 관리를 맡아주었다. 사회복지협의체는 복지분야에서 지원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고양시 주요 기관이 참여하고 응원하는 든든한 프로젝트로 시작될 수 있었다.

 

2016 ‘책으로 꿈을 응원하는 도서관의 친구들’ 출정식,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으로 환한 얼굴들

 

 

 

 

 

 

 

 

 

 

 

15개 고등학교, 14개 초등학교 참여
올해 ‘도서관의 친구들’은 각 학교별로 10명씩. 고등학교 15개 교, 초등학교 14개 교가 참여해 모두 34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가장 걱정했던 성인멘토는 모두 28명이 신청했다. 한 달에 두 번, 금쪽같은 토요일 오전을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해 내어놓는 이들이 없었다면 도서관의 친구들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성인멘토들은 3일 동안의 빠듯한 교육일정을 마쳤고, 14개의 도서관으로 흩어져 독립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고양신문이 상상을 했고, 성인 멘토들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탈북가정의 어린이들이 함께 살고 있는 ‘한벗학교’도 참여하는 등 더 다양한 멘티들이 함께 하고 있다.
지난 9일 토요일 4번째 도서관 만남이 이어졌고, 14개 마을도서관은 둘째 넷째 토요일마다 ‘도서관의 친구들’로 가득 찬다. 아직은 미숙한 시작이지만, 고양신문 후원독자들의 구독료가 누군가의 삶에 잔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