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건강 - 녹내장

안압 상승이 주된 요인
눈 시신경 손상으로 발병
정상 안압 녹내장도 많아

▲ 윤재윤 새빛안과병원 진료과장은 “녹내장은 다른 질병에 비해 환자가 의사에게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는 상태에서 설명하고 설득해서 진단을 해내야 해 힘든 것이 사실이다”며 “불가역적 질병이고 한번 발병하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나이에 관계없이 꼭 정기적인 검진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똑똑하고 사람 좋았던 그는 대학 입학 후 녹내장으로 점점 시야가 좁아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 실명으로 우리 곁에서 멀어졌다. 여러 해가 지난 후 우여곡절 끝에 학사모를 쓰고 청와대에 ‘자랑스러운 대학졸업생’으로 초대되었고, 삼성안내견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는 소식을 뉴스를 보고 알았다. 기자의 대학 동기 이야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2009년 8만 4천여 명이었던 20~30대 녹내장 환자가 2014년에는 12만 2천여 명으로 연평균 8%씩 증가했다. 이처럼 젊은 층에서도 녹내장이발병한다.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안과의 3대 실명 유발 질환으로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윤재윤 새빛안과병원 진료과장을 만나 녹내장에 대해 알아봤다. 

녹내장이 젊은 층에서도 늘고 있다.
녹내장은 대표적인 성인병 중 하나로 안압이 올라가 시신경이 손상되는 증상이다. 신경을 죽이는 심각한 병인데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이 비교적 안압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고,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젊은 사람은 증상이 약간 있어도 가볍게 넘기기 쉽다.

예전보다 젊은 환자가 늘었다기보다는 2000년대 이후 라식 수술 등의 이유로 젊은 층의 안과 방문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조기 검진으로 병을 발견하는 기회가 늘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병의 증상에 대해 쉽게 설명하면.
우리 눈은 카메라의 구조와 똑같다.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한 빛이 망막에 맺히게 되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시력측정에서 1.5, 1.0이라고 표현하는 시력은 황반부에 맺히는 중심시력을 말한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면서 눈 안에 있는 신경섬유들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증상인데 특이하게도 망막 중심보다 중심에서 떨어져 있는 부분의 신경섬유 손상이 더 잘 일어난다. 그래서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는 달리 중심시야가 아니라 눈의 감도가 떨어지면서 주변시야부터 서서히 안 보이게 되는 것이다. 원천적으로 초기에 병증을 알 수 없는 이유다.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우리 눈은 적절한 압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안압이 높아지면 신경섬유들이 손상이 되는 시신경 병증이 녹내장이다. 대표적인 원인은 안압 상승이다. 수정채와 홍채가 있는 전방(눈의 앞쪽)에는 방수라는 투명한 물이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다. 이 물이 너무 말랑말랑하거나 딴딴하지 않도록 정상적인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고 눈 내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안압이란 이러한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는 눈의 압력을 뜻하고 대략 10~21㎜Hg를 정상 안압 범위로 본다.

안압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방수는 홍채의 뒤에 있는 모양체라는 조직에서 매일 조금씩 생기고 생성된 양만큼 순환을 통해 눈 외부로 배출한다. 그 배출구는 미세한 구멍처럼 생겼는데 그 배출통로에 저항이 커지면 안압이 올라가게 된다. 안압 상승은 시신경을 압박하기도 하고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의 흐름을 저하시켜 시야를 손상시키게 된다.

녹내장은 오직 안압에 의해서만 생기나.
정상 안압인 사람에게도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시신경이 손상되거나 시신경유두(시신경이 맥락막과 공막을 뚫고 안구의 바깥으로 나가는 부위)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허혈 등으로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는 허혈성 이론도 있다. 하지만 허혈의 영향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기는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 

녹내장도 급성, 만성이 있나.
녹내장의 90%는 만성 녹내장으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되면서 주변 시야의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자각증상을 느끼기 어렵고 중심시력이 말기까지 보존되기도 한다. 

방수가 빠져나가는 유출로의 저항이 커지면서 안압이 올라가는 것을 원발성개방각녹내장이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안압이 올라가면서 생기는 고안압 녹내장이지만 정상 안압에서 생기기도 한다. 이런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정상범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방수의 배출구가 막힌 폐쇄각녹내장 및 눈에 어떤 원인 때문에 2차적으로 발생하는 속발성녹내장, 선천성녹내장도 있다.    

급성 녹내장은 엄밀히 말하면 급성폐쇄각녹내장으로 갑자기 안압이 30㎜Hg이상으로 높아지면서 빛이 뿌옇게 보이고 심한 안통과 두통을 호소하며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전체 녹내장의 약 10%정도다.

▲ 녹내장의 증상. 출처 : 보건복지부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검진과 진단은 어떻게 하나.
구조적 진단과 기능적 검사가 있다.

구조적 진단은 기본적으로 안압검사와 각막 두께 검사를 한다. 안저 사진을 찍어서 시신경유두를 관찰하고, 신경섬유층을 측정하기 위해 빛간섭단층촬영기(OCT, 녹내장 및 망막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시신경 변화와 망막의 단층영상을 얻어 종합적으로 검사하는 장비로 빛을 이용한 눈의 CT에 해당), 레이저시신경 유두측정기(HRT)등도 활용한다.

기능적 검사는 시야 검사로 황반부 주변 시야(약 30도)의 감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치료 방법이 많지 않을 거 같다.
녹내장은 불가역적인 병이다. 안타깝지만 한번 발병하면 회복이 안 된다. 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안약을 사용하고 먹는 약을 병행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안압을 낮추기 위한 조치일 뿐이지 시신경을 복구하는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치료의 최종 목표는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녹내장을 예방할 수는 없나.
녹내장은 예방법 자체가 없다. 조기발견, 조기치료만 하면 완전실명으로 갈 확률이 그리 크지 않고 병의 진행도 빨리 진행되는 것은 아니기에 꼭 정기검진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11월 1일부터는 레이저시신경 유두측정기(HRT) 검사도 건강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이제 녹내장 진단에 필요한 모든 검사는 보험적용을 받게 됐다.


[윤재윤 새빛안과 진료과장 프로필]

전문분야 : 녹내장, 백내장

주요경력
-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서울 아산병원 수련의
-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전문의
- 서울대학교 안과 녹내장 임상교수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녹내장 임상교수
- 대한안과학회 회원

 

 

 

[제46회 눈의 날 기념 무료 건강강좌]
“소리 없는 실명 원인 녹내장, 조기발견이 중요합니다.”
매년 11월 11일은 대한안과학회에서 정한 '눈의 날'이다. 올해는 녹내장을 주제로 전국의 안과에서 건강강좌가 열리는데, 고양시에서는 오는 9일에 새빛안과에서 무료 건강강좌가 열린다.

일시 : 2016년 11월 9일(수) 오후 3시
장소 : 새빛안과병원 8층 강당
주제 : 녹내장
강사 : 윤재윤 진료과장
대상 : 지역주민 누구나 
문의 : 031)900-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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