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수탁해온 고양YMCA 탈락, 재단 직영 위한 포석

고양시 청소년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오래된 토당청소년수련관의 수탁기관이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 결정됐다고 고양시가 지난 7일 발표했다.

2003년 개관한 토당청소년수련관은 개관 이후 14년 동안 줄곧 고양 YMCA가 맡아 운영해왔기 때문에 고양 YMCA로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더구나 토당청소년수련관을 내년에 출범하는 고양시 청소년재단이 직영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이 고양시의회에 지난 6월과 10월 두 차례 상정됐지만 고양 YMCA와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 입장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한 이후에 이같은 결정이 이뤄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이번 결정은 지방청소년육성위원회 위원들이 고양 YMCA와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2개 단체의 제안설명을 듣고 평가를 해서 점수를 집계를 해서 이뤄졌다. 총 20명의 위원중 이번 평가에 참가한 위원들은 14명으로 이 중에는 고양시의회에서 추천한 고은정 의원, 박시동 의원 2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고양시에 따르면 최고 점수와 최하 점수를 뺀 나머지 점수의 평균을 낸 후 점수가 높은 단체가 선정됐다는 것.

이번 수탁기관 결정 이전까지 14년간 토당청소년수련관을 운영하면서 쌓아왔던 노하우 측면에서 고양 YMCA를 따를 단체가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수탁기관으로 결정된 이유에 대해 단순히 평가점수의 우위 외에 청소년재단의 직영체제로 전환하기 용이하도록 고양 YMCA를 이번 기회에 차단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생겨난다.

이에 대해 고양시 아동청소년과 담당자는 “이번을 제외하고는 한국스카우트연맹이 토당청소년수련관 수탁에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지난해부터 수련관의 직영문제를 놓고 고양 YMCA와 갈등이 있는 것을 지켜보다가 앞으로 3년간 수련관을 위탁하는 것으로 결정이 나자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참가조건의 자격이 되니까 이번 공모에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조례를 개정하기 전까지 현 조례에 따라 토당청소년수련관을 계속 위탁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만 시는 청소년재단이 설립되기 때문에 조례를 개정해서 3년 후에는 토당청소년수련관을 직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한국스카우트연맹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청소년육성위원으로 참가했던 시의원 중 한 의원은 “한국스카우트 북부연맹이 서삼릉청소년야영장을 자체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시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김운용 고양시 아동청소년과장“국민권익위원회가 2014년 하나의 청소년시설을 특정 단체에서 너무 오랫동안 수탁하는 것을 시정하라는 권고안이 우리시로 보내졌다”고 말했다.

내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3년간 토당청소년수련관을 수탁·운영하게 된 한국스카우트연맹의 경기북부연맹은 고양시의 서삼릉청소년야영장에서 진로캠프를 개설해 운영한 단체다.

한편 토당청소년수련관 2층에 있는 상담복지센터는 단독으로 공고에 신청한 고양 YMCA가 수탁기관으로 결정됐다. 이 외에 식사동 청소년쉼터, 탄현동 청소년쉼터, 화정청소년카페, 능곡청소년카페, 백마청소년카페는 기존 수탁단체가 이번에도 2019년 12월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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