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나무,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

한겨울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찬바람이 쌩쌩했던 지난 11일, 송산동 너른 들녘에 있는 노루뫼딸기농장(대표 양승연)과 농장 앞 논에서 정월 명절의 대미를 장식하는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가 열렸다.
‘서로 품고, 서로 돕고, 함께 세우는 지속가능한 마을생태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나무(대표 임윤경)’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고양시뿐만 아니라 서울과 파주에서도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참여한 가족들과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어른들 100여 명이 참여했다. 5000원 쿠폰을 구입해 불깡통 돌리기도 하고, 정성들여 준비한 국밥이나 파전, 어묵, 소시지, 오징어 등의 주전부리를 나누기도 했다. 어른들에게는 국밥과 더치커피가 인기였고, 아이들에게는 컵라면과 소시지구이가 단연 인기였다.
장산두레패(회장 양재문) 회원들의 대보름 행사를 알리는 흥겨운 길놀이로 행사가 시작됐다. 풍물 소리가 울려퍼지자 참가자들의 마음도 들썩였다. 길놀이를 끝낸 두레패 회원들은 깡통에 구멍 뚫는 일을 돕기도 했다. 세계적인 연날리기 명인으로 인정받은 김형인씨는 연날리는 방법도 알려주고, 큰소리내며 바람을 가르는 스포츠연날리기 묘기도 보여줬다.
가좌초등학교에 다닌다는 학생들은 “연을 처음 날리는데 너무 재미있다”며 연실을 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논둑을 오갔다. 논 한가운데 드럼통에서는 장작불이 활활 타올랐고, 깡통에 불쏘시개를 담아 불을 붙여 돌리는 이들은 매운 연기에 눈물을 찔금거리면서도 즐거운 웃음을 터뜨렸다. 한 어르신은 어릴 적 생각이 난 듯 불깡통을 돌리며 “한번 휙 던져보고 싶다”며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놀다가 몸이 춥고 출출해진 이들은 노루뫼딸기농장으로 냉큼 들어와 따끈한 어묵 한 그릇 먹고 또 나가 놀았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따뜻한 딸기농장으로 들어가 딸기를 따먹으며 체험을 즐기는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정월 대보름놀이 달맞이 행사가 마무리 될 즈음, 준비한 음식들도 모두 동이 났다.
임윤경 대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이 어릴 적 쥐불놀이 추억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자 참여하신 분들이 많았다. 사람나무에서 마련한 행사가 소박하면서도 즐거운 추억을 선물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봉사와 마을 어르신들의 도움 덕분이었다”며 “사람나무 공동체는 앞으로도 좋은 공동체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자유로 들판에서 고양시를 대표하는 들불축체를 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