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과 방역 초소 운영 등 긴급 조치 가동

일산동구 사리현동 견달산로 입구에 AI 방역 초소가 설치돼 통행 차량에 대한 24시간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전면에 센서가 설치돼 있어 차량이 진입하면 양 방향에서 소독액이 자동 분사된다.

[고양신문] 'AI청정지역' 자부심이 무너진 고양시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 확산방지 총력전에 나섰다. 고양시는 지난 3일 덕양구 관산동의 한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죽은 닭이 경기도 AI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정밀검사에 의해 AI 확정 판정을 받자 곧바로 긴급 AI재난안전대책본부를 편성하고 24시간 가동에 들어갔다.

4일 새벽엔 방역인력을 투입해 AI 발생농장의 닭 2014수와 인근 500m내 방역대 안에서 소규모로 닭을 기르던 농가 7곳의 닭 102수를 긴급 매몰 처리했다. 아울러 최초 발생농장을 중심으로 공릉천변과 매몰지 등에서 광역방제기와 방역차량 등을 이용한 집중 방역을 실시했다. 고양축협도 나서 양계 농가 주변에 생석회를 공급해 살포하도록 조치했다.

양계농가 주변 진입로에 대한 방역 초소도 긴급 운영 중이다. 현재 관산동 발생농장으로 진입하는 주변도로 3곳과 식사동에서 사리현동으로 넘어가는 견달산로 주변의 양계농가 밀집지역 진입로에서 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통행 차량에 대한 24시간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중 발생농장 주변의 3개 초소는 초소당 공무원 2명을 배치해 12시간 교대 근무하며 교통 통제와 방역장비의 가동을 관리하고 있다. 식사동과 사리현동의 2개 초소는 각각 벽제농협과 고양축협이 전담 운영하고 있으며, 차량 통행이 많은 화훼단지 육종연구소 진입로에도 초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초소에서는 모든 통행 차량을 대상으로 소독제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6일까지는 긴급 투입된 이동식 방역차량을 통해 소독제를 분사했는데, 7일부터는 고정식 분사장치를 설치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고정식 방역 장치는 전방에 센서가 부착돼 차량이 진입하면 자동으로 양 방향에서 소독액이 분사된다. 

이번에 매몰 처분된 닭의 숫자는 타 지역의 대규모 밀집농장에서 발생한 AI  피해 경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고양시에선 그동안 단 한 번도 AI가 발생하지 않아 AI 청정지역을 자부해 온 터라 이후의 대응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고양시에는 넓은 지역에 분산된 사육 농가에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약 5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또한  발생 농가가 축산 사육업 등록이 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체계적 관리에 허점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 당국은 발생 농가 인근 공릉천에 머무는 철새떼, 또는 먹이로 사용된 잔반 등을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발생농가와 방역대 안의 가금 사육농가에 대해서는 이동 자제 권고 조치가 내려졌다. 또한 발생농가 반경 500m 내의 관리지역, 3km 내의 보호지역, 10km 내의 예찰지역으로 구분해 단계적 예방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소독액 방역 등의 조치는 AI의 확산이 진정됐다고 판단되는 시점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최소한 보름 이상 비상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일반 시민들도 양계 농가의 출입, 또는 철새 도래지 방문이나 여행을 자제해 주셔서 AI의 확산 방지에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견달산로 방역 초소를 운영하고 있는 벽제농협 방역대원들이 자동 방역장치가 설치되기에 앞서 긴급 투입된 이동식 방역 차량을 이용해 방역 작업을 펼치고 있다.

견달산로 중간의 한 양계농가. 방역 조치가 취해진 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초기 방역에 투입된 이동식 방역 차량. 고양축협이 장비를 제공했다.

소독액에 사용되는 소독제. 물 1000리터에 1kg 약봉지 2개를 타서 소독액을 만든다.

고양시 AI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가 현장에 나와 방역 초소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