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제군사경관학회서 아시아국 유일하게 주제 발표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마달레나섬에서 열린 ‘2017년 국제군사경관학회’에서 고양시가 세계유산위원회 소속 성곽전문가들에게 북한산성을 소개하고 있다.

북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양시가 공신력 있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연구주제를 발표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마달레나섬에서 열린 ‘2017년 국제군사경관학회’에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관계자와 함께 고양시 공무원이 참가해 ‘북한산성, 18년 조선의 상징적 군사경관’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것.

국제군사경관학회에서 북한산성 관련 발표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 학회를 전 세계에 있는 성곽유적의 세계유산등재 여부를 심사·검토하는 국제성곽군사위원회가 개최했기 때문이다. 성곽 둘레 내부에 있는 지역의 99%가 고양시 구역인 북한산성은 국제군사경관학회에서 ‘군사유산과 예술(Art and military heritage)’이라는 특별세션에 아시아국가 유산 중 유일하게 소개됐다. 국제군사경관학회에는 영국·이탈리아·스페인·미국 등 세계유산위원회 소속 성곽전문가 250여 명이 참석했다.

학회에서 밀라그로스 플로레스 로만(Milagros Flores-Roman) 국제성곽군사위원회 회장은 “북한산성은 한국에서 이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이나 수원화성과 같이 향후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잠재적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다만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방안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북한산성을 직접 방문하고 싶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고양시는 국제군사경관학회 참여 외에 현재 국제적 세계유산 등재 경향과 세계유산의 보존·관리·활용방안 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달 26일에는 로마에 소재한 국제문화재보존복원연구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고양시는 북한산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키기 위한 첫 단계로 내년 초 일단 문화재청 잠정목록에 신청할 계획임을 밝혔다. 북한산성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을 하려면 먼저 해당 유산을 잠정목록에 가급적 1년 전에 등재해야 한다. 고양시 문화예술과 담당자는 “시는 내년 초 문화재청에 북한산성을 잠정목록에 등재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문화재청을 거친 다음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위원회에서 잠정목록 등재 심의를 통과해야 정식으로 잠정목록에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한 “1년에 1개 국에서 1개의 문화유산만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신청할 수 있는데 이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다른 잠정목록 유산과의 경쟁에서 북한산성이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잠정목록에 등재되면 이후 유네스코에서 전문가들이 나와 북한산성 조사작업을펼쳐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가늠하게 된다.

사적 제162호 북한산성은 조선 숙종 37년인 1711년에 축조된 산성으로, 당시 조선 축성술을 보여주는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고양시는 2011년 12월 상호업무협약을 맺고 북한산성문화사업팀을 발족해 북한산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다양한 학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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