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된지 16년만에 처음으로 된장을 담궜다. 해마다 사서 먹거나 친척집에서 갖다 먹었는데 얼마전 고양시 농업 기술센터가 주최하는 전통 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나 스스로가 대견하고 남편한테 우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퇴근하는 남편한테 “올해는 내 장맛을 보여줄거야”하니까 남편이 “어쭈 그런 것도 다해”라며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아이들한테도 자랑을 했더니 “엄마가 당연히 할 일이지”하는 반응을 보였다.

8월달이 되면 내가 담근 메주가 된장으로 변해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메주가 된장이 되는 과정은 1년 농사와 같다. 내가 배운 된장 만드는 법을 잠깐 공개한다.

11월 하순에서 12월 초에 메주콩을 삶아 짚으로 엮어 2개월 정도 띄운다. 음력 정월 날씨 좋은 날에 소금물을 풀어 장을 담근다. 담근지 45~50일정도 지나면 된장과 간장을 분리해 간장은 달이고 된장은 항아리에 담는다. 그 위에 소금을 뿌리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숙성시킨다. 숙성이 다 되면 8월경부터 먹을 수 있다.
<화정동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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