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동 청장년회 착한 추석맞이

 

 

매년  추석이면 잡초가 무성한 무연고 묘를 말끔하게 벌초해주는 착한 사람들이 있다. 지난 1일 열다섯 번째 벌초작업을 마친 용두동 아저씨들이다. 청장년 모임(회장 김한모 신도농협 조합장)이라지만 가장 어린 회원이 54세, 일흔을 넘긴 회원들도 있다. 

무연고묘 벌초는 15년 전부터 시작됐다. 막내 원종호 총무가 부모님 묘 벌초를 하면서 잡초밭처럼 방치된 인근의 무연고 묘까지 벌초를 했다. 한두 해 지나니 이웃 선배들이 함께 하자고 나섰고, 이제 아예 마을 큰 행사가 됐다. 직장에 다니거나 다른 일이 있어서 참여하지 못하는 회원을 빼고는 매년 벌초에 나선다. 

용두동 청장년회가 말끔히 새단장 해주는 무연고묘는 30기가 넘는다. 추석 전 주말 이른 아침에 모여 벌초를 하고 함께 점심을 먹는 것으로 한 해 숙제가 끝난다. 지난 1일 벌초모임 식사는 서오릉상친회 일산칼국수 사장님이 한턱 쐈다. 착한 일하는 마을분들께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먼저 챙겨주셨단다. 

김한모(신도농협 조합장) 용두동청장년회 회장은 "매년 벌초를 하고 나면 한 해 숙제를 한 것 같아서 마음도 가벼워진다"며 "긴 시간을 변함없이 함께 해주시는 마을 선후배들이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이날 벌초 작업을 하며 땅벌에 쏘인 막내 원종호  총무는 "저는 아직 젊지만 한참 선배님들까지 벌초에 빠지지 않고 함께 해주시니  참 존경스럽다"며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는 마을의 전통을 만들어주시는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무성한 잡초를 언제 다듬을까 싶었지만, 금세 말끔한 묘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추석을 앞둔 지난 1일 무연고 묘 벌초를 위해 모인 용두동청장년회. (사진왼쪽부터) 진경선, 원사연, 김성렬, 원창이, 최병호, 김한모(회장), 원배연, 이윤우, 이광수, 원종호(총무), 박영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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