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덕양갑 정치아카데미 박상훈 정치발전소 소장 강연

박상훈 정치발전소 소장은 "'정치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본래 선한 변화를 위한 예술적 활동"이라고 강조하며 정치의 긍정성을 강조했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인들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 촛불항쟁 이후 시민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욕구들이 폭발하면서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불만과 변화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는 대의제 민주주의를 넘어 시민들이 정치의제를 직접 해결하는 직접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요구들과도 결부되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권력을 위임받은 정치인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시각들도 존재한다. 다시 말해 권력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해야지 권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껍데기만 남게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민주당 덕양갑위원회가 주최한 정치아카데미에 ‘참여정치의 의미’라는 주제로 강연을 맡은 박상훈 정치발전소장은 홉스, 로크, 루소 등 고전정치학자들의 논의를 빌려 공적권력과 정치,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정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적권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모든 시민들에게 동등한 결정권이 주어질 경우 그 결과는 내전과 같은 무질서의 상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게 박상훈 소장의 설명이다.
 

때문에 시민주권을 공적권력에 올바르게 위임해 좋은 공적질서를 갖추는 과정을 우리는 정치라고 말한다. 공적권위를 올바르게 관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그 사회의 행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라는 것. 박상훈 소장은 그 예로 시리아와 덴마크의 상황을 비교했다.


“자원규모나 인구, 자연환경 등 객관적 지표로만 보면 시리아가 더 행복한 나라여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시리아는 정치가 부재한 반면 덴마크는 상대적으로 정치체제가 모범적으로 확립되었기 때문이죠.”
 

시민성이 높은 나라, 시민들의 행복도가 높은 나라로 흔히 스웨덴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스웨덴은 전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나라 중 하나였다. 북유럽의 척박한 나라였던 스웨덴이 어떻게 지금의 복지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여기에 대해서도 박상훈 소장의 답은 “정치가 가진 힘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권력을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스웨덴의 정치권력이 이 나라의 풍요로움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박 소장은 “흔히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특권문제를 지적하면서 스웨덴을 예로 들지만 스웨덴 의원 수가 인구대비로 우리나라의 4배가 된다는 사실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정치인 개개인의 특권은 줄이더라도 정치권력이 가진 힘은 더 커져야 하고 시민들의 손으로 뽑은 선출직의 권한 또한 강화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박상훈 소장은 마지막으로 한국사회에서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정치적’이라는 말을 긍정적 의미로 써야한다고 제안했다. ‘Politics’라는 개념은 본래 선한 변화를 이끌기 위한 예술적 행동이라는 의미이며 나아가 사회적으로 불공정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긍정적 활동이라는 것이다.
 

박 소장은 “정치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했던 것은 오히려 권위주의 시절 군부독재세력이었다”고 말하며 “정치의 또 다른 이름은 가능주의이며 냉소 대신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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