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전영환 영남농원 대표


[고양신문] 덕양구 고양동 국군고양병원 인근에 있는 단독주택가 앞에는 유난히도 다양한 꽃들이 피어난다. 이렇게 꽃을 가꾼 이는 다름아닌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칠순을 훌쩍 넘긴 전영환(72세) 영남농원 대표다.

전 대표는 "유년시절 마당 옆 화단에 꽃을 심고 가꾸시던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자랐기에 꽃을 가꾸는 일에 취미를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본인이 자발적으로 거리의 꽃을 가꾸고 있다. 화사한 분홍색 봉우리의 천일홍, 노란 꽃잎이 귀여운 하늘바라기(애기 해바라기), 붉은 사루비아, 코스모스, 풍접초, 백일홍 등 마치 작은 ‘꽃 축제장’에 온 느낌이다. 그뿐만 아니라 본인이 살고 있는 마당과 건너편 텃밭에도 채소 대신 꽃들이 한가득 피어있다.

전 대표는 “꽃 대신 채소를 심어서 팔면 더 이득일 거라며 타박하는 이들도 있고, 꽃들이 피어나서 동네가 엄청 화사하고 밝다며 칭찬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고양동 주변 곳곳의 화단형 중앙분리대에도 그의 손길로 꽃들이 아름답게 가꾸어졌다. 여름에는 새벽 5시에 호미 들고 화단에 나가서 누군가 훼손한 꽃들을 다시 일으키며 굵은 돌과 쓰레기를 줍곤 했다.

전영환 대표는 이곳 고양동이 고향이다. 조상 대대로 270년간 삶의 터전을 이룬 곳으로 어릴 적 개명산 자락이 놀이터였다. 할아버지는 배와 쌀농사를 했고, 아버지(전상옥씨, 작고)는 오랫동안 교육공무원으로 재직하다 교장으로 퇴임했다.

그 또한 고양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후 36년간 교단에 섰다가 2009년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교단에 있을 때도 학교 4-H동아리를 조직해 학생들과 교내 화단 조성과 온실 수목관리를 함께하며 학생들의 정서함양에 기여했다.

학생들에게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노력한 공으로 교육부로부터 모범교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EBS 교육방송이 일주일 동안 그의 학교, 가정생활을 촬영해 ‘사도의 현장’이란 다큐멘터리를 스승의 날에 방영하기도 했다.

퇴임 후에는 본인 이름과 아내(박남옥)의 이름을 따서 ‘영남농원’이라고 짓고서 고양동 산자락 아래와 양평에서 채소를 심고 꽃도 심어서 지인들과 나누며 자연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교직경험을 살려 모교인 고양초 학생들에게 텃밭가꾸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경기 기계공고에서는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고양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호수공원과 고양생태공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고양시 마스터가드너와 푸르미 회원으로도 부지런히 활동하고 있다.

고양시 도시농업축제 꽃씨 나눔을 5년째 하고 있는 전영환 대표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현재 하고 있는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런 활동이 오히려 살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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