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동 하나로마트, 시 땅에서 17년간 사업은 특혜

시민들에게 '대화동 하나로마트'로 불리고 있는 '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부지는 고양시 소유다. 농협은 임대료 격인 수수료와 지역환원금을 매년 시에 내고 2001년부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재계약은 3년 단위로 진행된다. <자료사진>

시 땅에서 17년간 사업은 특혜
김경희 의원 “공익적 기능 있나?”
대형마트 포화인데 재계약 의문
시 “농민들과 이해관계, 신중”

 

[고양신문] 국비와 지방비 등 모두 1천54억원을 들여 일산서구 대화동에 2001년 6월 개장한 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대화동 고양하나로마트)가 고양시와 고양시민에게 특별한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3년 재계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지역농산물 유통 등의 공익성을 이유로 고양시 땅인 현 부지에 임대료 격인 수수료와 지역환원금을 시에 내고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반 대형마트와의 차별성 없이 운영되다 보니, 고양시민을 위한 공공성이 있는 것인지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김경희(더민주, 식사·중산·정발산·풍산·고봉동) 시의원은 “13만2067㎡에 연면적 5만5000㎡ 규모의 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사실상 고양시에 입점해 있는 대형마트와 큰 차별성이 없으면서도, 오히려 시로부터 땅을 임대받아 특혜를 누려왔다”며 “앞으로도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면 과감히 재계약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대화동 인근은 개발이 급속화 되면서, 부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면서 “고양시 미래발전을 위해서는 역세권인 이곳을 일산테크노밸리와 연계가 가능한 연구소나 폴리텍대학 등을 유치하기 위한 부지로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재계약 논란은 지난 2011년에도 있었다. 당시 창립한 ‘고양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고양시 환원 범시민위원회’는 유통센터의 운영권을 시민에게 돌려달라는 환원운동을 펼쳤다. 이번 김 의원의 주장은 운영권 환원이 아닌 아예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하자는 방안이다.

현재 고양시에는 연면적 3000㎡ 이상 대규모점포가 38개나 된다. 올해에만 스타필드 고양, 롯데아울렛 고양점, 이케아 고양점, 호수공원 가로수길 등 4개의 대규모점포가 새로 등록했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주는 대형마트와 쇼핑몰은 고양시에 22개나 돼 앞으로는 입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앞선다. 이미 대형마트는 포화상태나 다름없으니 현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해도 시민들의 반발이 적을 것이란 예측, 또한 소상공인 살리기에 시가 앞장서고 있다는 명분도 살릴 수 있어 김 의원의 주장이 실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당장 내년 계약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내년 1월 계약을 앞두고 시는 계약연장통보를 6개월 전에 고양유통센터에 했기 때문에 3년 연장계약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 같은 목소리가 여론화 된다면 3년 뒤 재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다.

김 의원의 주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양유통센터와의 계약은 당사자와의 단순 1대 1 계약이 아니다. 지역 농민들과 소비자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에 계약해지 검토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 농가들이 유통센터와 맺고 있는 계약재배, 낮은 납품 수수료 등의 혜택이 사라진다면 이를 해결하는 데 시차원의 적잖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경희 시의원은 “그나마 고양유통센터의 공적 기능을 담당했던 도매부서가 없어지면서 지역농산물을 매입하는 기능이 상실됐고, 지역농산물 취급비율도 미비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고양유통센터 관계자는 “내년부터 도매기능을 전담할 조직을 새롭게 가동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한 “현재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지역의 친환경재배 농가들로부터 고품질의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으며, 고양지역 농산물 취급비율도 2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물가안정과 농산물 소비촉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등의 공익적 기능은 일반 유통업체와 차별화된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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