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2동 도시재생 간담회

[고양신문] 지난달 도시재생공모사업에서 아쉽게 탈락한 일산2동은 원주민과 젊은 학부모들이 합심해 도시재생사업을 준비해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동네자원들을 발굴하고 활성화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비록 이번 공모사업에 탈락했지만 초동주체들의 열의가 높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의지를 보인 만큼 도시재생사업의 성공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지난달 14일 일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원도심 지역활성화를 위한 동네주민 간담회’에서 주민 오치명씨는 “작년 9월 14일부터 주민들이 도시재생모임을 발족해 국회포럼도 가고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도시재생대학에서 8주 정도 교육을 받았다”며 “일산2동 구석구석을 돌며 자원조사도 진행하고 동네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활용할만한 자원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하는 과정도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주민 이경희씨는 도시재생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도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이경희씨는 “처음에는 도시재생을 재개발로 오해하고 오신 분들에게 1시간 넘게 설명하면서 다툼도 많이 있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지만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줘서 이겨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모임장소가 없어서 주민센터, 카페 등을 떠돌며 힘들어 할 때 학교공간을 선뜻 제공해 준 일산초등학교 교장선생님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일산2동은 인근에 90년 역사의 국가등록문화재 구일산역과 고양시 대표 전통시장인 일산시장, 1924년에 개교한 일산초등학교 등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공간들이 많이 남아있다. 한편으로 다문화 인구가 많은 지역특성상 이들과 함께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우범지대 이미지도 개선해나가자는 이야기도 나왔으며 철도부지 공원활용, 일산농협 소금창고를 활용한 주민공간 마련, 공부방, 문화복지시설, 지하보도 개선 등 다양한 요구들이 주민들로부터 제기됐다. 특히 주민들이 함께 모여 동네에 필요한 것들을 논의하고 찾을 수 있는 주민거점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민 양은정씨는 “다문화 중점 학교인 일산초등학교의 특성을 잘 활용해 다문화 사업들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공부방도 운영하면서 정규교과과목 뿐만 아니라 나라마다의 전통과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수업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주민 전현숙씨는 “아이들과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생태공원이나 재능기부도 하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센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민 이경희씨는 “다문화가정과 함께 소품이나 음식을 파는 플리마켓을 기획하고 있다. 일산초등학교 운동장이나 일산역 광장 공간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고양시 전체에 일산2동에 가면 항상 플리마켓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고 더 활성화되면 일산5일장과 같이 연계하는 방안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편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주민들의 참여와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역주민인 나경호 고양시자치공동체지원센터 직원은 “사실 도시재생이 매우 어려운 사업이라 걱정도 많이 된다. 주민모임이 마을계획으로 발전하고 나아가 도시계획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수행해야할 과업들이 많은데 이게 개발논의를 들고 오면 사업이 거꾸로 진행되는 상황이 된다. 오늘 이 자리가 시작이 되는 자리로 이해를 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계획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오치명씨는 “어쩌면 이번에 사업선정이 안된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덜컥 사업부터 받는 것보다 1년 동안 더 탄탄하게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계기로 커뮤니티센터 같은 곳이 동네에 만들어져서 주민들에게 도시재생을 더 많이 알리고 소통하는 시간들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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