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덕의 집’ 김경자 원장수녀

[고양신문] “소외된 곳에 있는 이들을 돌보아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수도자의 길을 택했습니다”라고 하는 애덕의 집 김경자(안나마리아) 원장수녀.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인 애덕의 집은 1981년 젊은 청년 김근영(안토니오)씨가 소외되고 병들고 갈 곳 없는 불우한 사람들에게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낡고 허술하지만 애덕이 가득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면서 시작되어 올해로 37년을 이어오고 있다.

김 원장수녀는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애덕의 집이 37년간 걸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세월 속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했던 동료, 선후배 수녀님들과 애덕의 집 후원자와 봉사자들의 사랑 덕분이다”라고 감사함을 나타냈다.

올해 개원 37주년을 맞이한 애덕의 집의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사람들’이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바로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하는 ‘사랑나눔바자회’다. 오는 10월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애덕의 집에서 열린다.

먹거리로는 도토리묵, 소떡소떡, 핑거푸드, 해물파전 등이 준비되고, 살거리는 수공예품, 발효효소, 양파고추장, 감자만두, 닭갈비 등을 준비했다. 수익금은 장애인 주거환경개선 사업비로 사용되며, 21일 오전 11시에는 애덕의 집 성당에서 조병길 이시도르 신부(의정부교구 사회사목국장) 집전으로 기념미사를 한다.

바자회 행사를 상세하게 설명한 김 원장수녀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장애인 자립지원 5개년 계획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장애인들이 세상 안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교육과 지원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 지원의 하나로 장애인들에게 개인공간을 마련해 자신만의 꿈을 꾸고 이뤄낼 수 있도록 돕고자 이번 바자회를 계획했다.

김 원장수녀는 “최근 12년 동안 애덕의 집에서 생활하던 장애인이 자립을 했는데, 자립을 위해 살림장만부터 금전관리까지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며 “12월에 2명이 또 자립하기 위해 자립체험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한 사람씩 자립을 시작하니 왠지 자식을 출가시키는 부모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수녀는 일산의 독실한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주일이면 논둑길을 1시간가량 걸어서 일산성당을 열심히 다녔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견진성사를 받으면서 첫 기도가 ‘수녀가 되게 해주세요’였고, 성당에서 마주하는 수도자들을 대할 때면 자신도 그들처럼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하여 학교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떠한 소명처럼 수도자의 길을 택했다. 수녀원 들어가서 10년 후 종신서원을 받고 첫 소임지인 혜화성당을 시작으로 청주 사직동성당, 서울교구청 비서실, 원주다문화센터 등을 거쳐서 지난해 애덕의 집 제7대 원장직을 맡게 됐다.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응원해준 가족들의 기도의 힘이 컸다고 하는 김경자 원장수녀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로 한발씩 힘차게 나갈 수 있도록 바자회에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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