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베를린 자유대학 한국학과 이전기념식과 한국정자 상량식에 참석한 북한 박남영 대사(가운데)와 정범구 대사. <사진=KBS화면 갈무리>

<고양의 이웃이었던 정범구 주독 한국대사가 SNS를 활용해 흥미로운 일상을 들려주고 있다.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고양신문] 우리의 개천절, 독일의 통일기념일을 하루 앞둔 어제(10월 2일), 북한 박남영 대사를 만났습니다.

남북 정상들처럼 우리도 세 번째 만났습니다. 베를린 자유대학(FU) 한국학과 이전기념식 및 한국정자 상량식을 겸한 자리였습니다.

지난 6월에 보고 3달 만에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무엇보다 서로 독일어나 영어를 쓸 필요 없이 우리말로 말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요. 베를린에는 세계 160여 개국에서 파견된 대사들이 있는데, 이렇게 서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건 아마 북한대사 뿐일 겁니다.

저와 북의 박대사가 함께 있으니 우리 교민들 뿐 아니라 독일 쪽 인사들도 많이 몰려듭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박 대사 인기가 더 좋은 듯 하여 솔직히 질투가 납니다. 박대사와 사진 찍겠다고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다가 "인기가 아이돌 그룹보다 좋은 것 같다"고 하니 아이돌이 뭔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더군요. 저도 어디가면 한 인기 하는 사람인데 어제는 좀 밀렸습니다.

어제 행사가 저녁시간, 야외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 진행된 관계로 좀 추웠습니다. 그나저나 코트 없이 버텼는데 그가 감기나 안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직원 생일파티가 있어 먼저 떠나는 걸 양해해 달라는 그를 배웅하면서 우리도 남북정상을 흉내 내봤습니다. 서로 뜨겁게 포옹했습니다. 참 따뜻했습니다.

정범구 주독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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