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신 고양청소년 호수만화축제 집행위원장

지역 축제로 자리잡았지만 한계도 분명
예산 늘려 전문 만화축제로 성장시켜야
고양시, 웹툰 특화도시 성장가능성 으뜸

 

고양청소년 호수만화축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신 교수(중부대 애니메이션학과)는 "호수만화축제의 명실상부한 성장을 위해 예산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한국청소년문화연대 조인핸드(대표 박상돈)가 주관한 ‘2018 고양청소년 호수만화축제’가 지난 13~14일 일산문화공원에서 풍성하게 치러졌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호수만화축제는 만화와 관련된 30여 개 참여 단체가 각각 다양한 콘텐츠로 부스를 운영하고 만화공모전, 콘서트, 코스프레쇼, 댄스페스티벌 등의 다양한 부대행사와 함께 열려 만화 마니아들의 즐거운 축제로 자리잡았다. 특히 웹툰 세대로 불리는 청소년들의 관심과 참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호수만화축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부대 애니메이션학과 김신 교수를 만나 호수만화축제의 성과와 비전을 들어봤다. 36년차 중견 작가이자 교육자인 김신 교수는 웹툰협회, 우리만화연대, 만화애니메이션학회 등에서 활동하며 만화·웹툰 산업의 미래를 열고 있는 부지런한 문화 일꾼 중 한 명이다.

15회를 맞은 호수만화축제를 총평한다면.

15년 동안 축제를 유지해 온 조인핸드 박상돈 대표님께 박수를 쳐 주고 싶은 행사다. 내가 집행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사실 무보수의 명예직에 가깝다. 3년 전 중부대 교수로 부임하며 호수만화축제를 알게 됐는데, 일단 예산이 너무 빠듯하다. 현재 5000만원으로 행사를 치르는데, 행사장 텐트를 치고 나면 쓸 돈이 없다. 그런 형편에서 박상돈 대표가 청소년과 만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붙들고, 개인적인 역량으로 대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호수만화축제의 매력은.

저예산으로 열고 있지만, 만화와 관련한 지역의 다양한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장을 매년 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창작자는 물론 학교, 동호인, 사업체, 플리마켓 등이 골고루 부스를 열어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있다. 멋진 가을날, 너른 광장에서 만화를 테마로 많은 이들이 함께 모인다는 콘셉트가 매력적이다.

어떤 점이 아쉽나.

역시 예산 문제인데, 보다 전문적인 만화축제로 성장하려면 영향력 있는 작가와 콘텐츠를 초청해야 한다. 그러기에는 호수만화축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한 지원 예산이 1억원 규모는 돼야 작가도 초청하고, 스폰서도 섭외할 수 있다. 현재 수준으로 지속하기엔 너무 아까운 축제다. 좀 더 과감한 성장 비전을 시가 고민해야 한다.
 

김 교수는 "웹툰산업의 중심지로 고양시가 최적"이라고 말한다.


고양시가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고양시가 다양한 만화 장르 중 웹툰 산업을 특화했으면 좋겠다. 웹툰은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만화 장르다. 웹툰산업의 경제규모는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다른 예술분야와의 융합력도 뛰어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남북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웹툰과 애니메이션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최적지는 고양시가 돼야 마땅하다.

고양시가 웹툰 산업 최적지인 이유는.

우선 작가들이 고양시를 선호한다. 작가들이 모이면 기획이나 캐릭터 마케팅 등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함께 유입되게 마련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이 진행되고 경의선 철로가 열리면 양질의 애니메이션 제작인력을 보유한 북한과, 거대 문화소비시장을 품은 중국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로서 고양시가 가장 적당하지 않겠나. 창작자-부가서비스산업-소비자가 행복하게 만날 수 있도록 시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거버넌스를 구축했으면 한다.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에서, 지역에서 15년 역사를 이어온 고양청소년 호수만화축제의 노하우와 문화적 가치가 충분히 한몫을 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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