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중 유휴시설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2013년 축구부 해체 후 숙소 방치
리모델링 후 공유공간 활용방안 모색
공유연습실, 공유주방 등 의견
고양시, 교육청, 백양중 MOU 추진


[고양신문] 화정동에 위치한 백양중 옛 축구부 숙소를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공유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23일 화정2동 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경기도의회, 경기연구원, 고양시정연구원이 주최하는 ‘마을 속 공유공간, 시민과 청소년의 활력이 되다’라는 주제의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그동안 고양시 내에 유휴공간을 활용해 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한 사례는 여럿 있었지만 학교건물을 공유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처음 있는 시도로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백양중 “마을과 지역 위한 공간 됐으면”
백양중학교 부속시설인 옛 백양중 축구부 숙소건물은 2013년 축구부 해체 이후 수 년째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그동안 방치되어 왔다. 김욱 백양중 교장은 “건물 노후화로 인해 내외부가 균열돼 대책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여러 방면으로 활용방안을 타진해 봤지만 리모델링 비용만 5억원 이상 소요돼 학교예산만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2016년부터 도교육청 어울림 공간 조성, 평생교육센터 활용, 공공시설 임대 등 다양한 해결책을 타진해봤지만 예산 및 법제도상 한계에 부딪혀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작년 7월 지역구 신정현 도의원, 김효금 시의원이 나서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한 활용방안을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마을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공유공간으로 구성하자는 논의까지 이어졌다.

김욱 교장은 “비록 이 건물이 학교소유이긴 하지만 학교만의 재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마을과 지역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교장은 해당건물에 대한 수리보수, 학교정문과 별도 분리된 출입문 마련, 주차장 마련, 운영예산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3년 백양중 축구부 해체 이후 방치되어 왔던 백양중 축구부 숙소. 작년부터 고양시와의 협업을 통해 공유공간으로 활용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공에서 조성 후 민간운영 이상적
공유공간 기획,운영 전문가인 정수현 엔스페이스 대표는 ‘지역을 위한 공유공간 아젠다 및 운영 사례’라는 주제로 크게 4가지의 공유공간 운영방식 및 주요 사례들에 대해 발표했다. 우선 공공운영의 대표적 사례로 서울 방학3동 은행나루를 언급했다. 방학3동 주민센터 2층에 위치한 이곳은 마을 커뮤니티 공간의 대표적인 사례로 카페, 쉼터, 전시 공간 뿐만 아니라 마을학교 프로그램과 마을방송국도 운영되고 있다. 정 대표는 “각 공간을 이용하는 주체들이 자치회를 구성해 스스로 운영하는 방식”이라며 “공공에서 공간만 마련해줬더니 주민들이 알아서 이끌어 가는 대표적 사례”라고 이야기했다.

민간위탁 방식으로는 서울시 청년 공간 무중력지대의 예를 들었다. 정수현 대표는 “100평 남짓한 공간에 무려 3000명의 회원들이 멤버십을 등록해 공유오피스, 공유부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온 사례”라며 “전문성 있는 민간에 운영을 맡긴 덕분에 효율적인 공간관리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밖에 정 대표는 근래 새롭게 떠오르는 공유공간 운영방식으로 시흥시가 추진하고 있는 시민자산화 모델, 공공이 토지를 임대해주고 민간이 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토지임대 리츠형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수현 대표는 백양중 유휴시설 활용방안에 대해 “각각의 공유공간에 대한 멤버십을 만들고 그곳을 이용하는 주체들이 스스로 자치회를 구성해 책임지고 운영하게 하는 방식이 요즘 가장 선호되고 있다”며 “또한 이곳에 매력적인 콘텐츠들이 모이기 위해서는 운영권에 대한 지속가능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준우 고양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유휴공간 활용 및 고양시 유휴공간 활용사례를 제시하며 백양중 유휴공간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김 연구위원은 “백양중 구 축구부 숙소건물은 3층 높이에 내부 공간도 넓어 활용가능성이 높다”며 “1층 주방을 공유주방으로 활용하는 한편 2층에 교육, 창업, 미팅, 이벤트 등을 할 수 있는 공유 쿠킹 스튜디오 마련하고 3층에 학생, 주민을 위한 공유연습실 조성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논의해 볼 만하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주엽역 커뮤니티센터 사례처럼 고양시가 공간조성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고 운영은 민간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주민 100여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신정현 의원 “예산확보 및 활용방안 논의 지속”
이어 진행된 토론시간에서도 백양중 유휴공간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다. 이건복 백양중 학생회장은 “수업이 끝난 뒤 학원에 가기 전까지 1~2시간의 짜투리 시간이 남아 방황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잠시 머물 수 있는 북카페 같은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최진선 지도중학교 운영위원장은 “요즘 학교수업에 조별 수행평가가 늘고 있지만 학생들이 함께 모여서 준비할만한 장소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학생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진희 주엽커뮤니티센터 사무국장은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할 수 있고 시민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운영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했으며 또한 “특정 연령층만이 아닌 세대소통의 공간으로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성남시 논골마을 사례 등을 제시하며 “단순히 공유공간만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학교와 지역사회가 결합하는 모델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학생, 학교, 주민간의 지속적인 논의과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신정현 의원은 “MOU체결에 앞서 자산을 공유해야 하는 교육청과 예산을 투여해야 하는 고양시, 공간에 대한 다양한 욕구들을 가진 학생과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공간 리모델링 비용마련을 위해 행안부 생활형SOC예산을 요청하는 한편 공간운영방안을 놓고 해당 주체들과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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