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래퍼 ’아웃사이더’ 신옥철

히트곡 '외톨이' 속사포 랩 1인자
청소년 인기강사이자 멘토로 활동 
누구에게나 이로운 키즈카페 오픈
"새로운 콘텐츠 창조하고 나누고파"

 

키즈 카페 '이로운 나라의 앨리스'에서 만난 래퍼 아웃사이더(신옥철 대표)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가만히 놔두다간 끊임없이 덧나/ 사랑도 사람도 너무나도 겁나/ 혼자인게 무서워 난 잊혀질까 두려워…”

10년 전, 속사포처럼 가사를 쏟아내는 랩이 가요순위 1위를 차지했다. 래퍼 아웃사이더의 ‘외톨이’라는 곡이다. 그 곡을 들으며 어두운 환경에서 자라 상처가 깊은 사람이려니 생각을 했다. 그(본명 신옥철)를 실제로 만나보니 밝고 에너지 넘치는 인물이었다. 그야말로 부러운 ‘엄친아’였다. 몇 달 전 그는 식사동에 ‘이로운 나라의 앨리스’라는 키즈 카페를 오픈했다.

2015년에는 『천만 명이 살아도 서울은 외롭다』는 책을 써서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자신의 꿈을 어떻게 찾았는지, 아웃사이더에서 어떻게 아웃라이어가 됐는지 들려줬다. 현재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수많은 곳에서 강연을 하고, 고양시 등 다양한 분야의 홍보대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성장기를 어떻게 보냈나.

어려서 별명이 ‘시옷(ㅅ)’이었다. 시옷자 발음이 새서 제대로 안됐다. 번데기같이 발음해 말만하면 아이들이 웃었다. 신옥철이라는 이름을 말하면서부터 아이들이 놀려댔다. 그래서 시옷자가 들어가는 단어를 빼고 말하려고 했지만 대화가 안됐고, 말하는 게 점점 더 두려워졌다. 그러다가는 외톨이와 왕따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발음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책, 모든 활자들을 읽어보자 결심했다. 역사, 현대문학, 고전문학, 환타지, 만화책, 신문 사설까지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읽었다. 하루 8시간 정도 책에 빠져 있었다.

"어릴 때 꿈은 작가나 기자가 돼 글을 쓰는 것이었다"는 신 대표.

이후 랩을 할 때도 시옷자를 일부러 더 많이 넣었다. 그러다 보니 시옷자 발음이 오히려 특별하고 독특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이때 단점도 나만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은 청소년들을 위한 강연을 할 때 마다 말한다. 별명이 시옷이었던 찌질이였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1초에 17음절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말하는 기네스북 비공식 기록자라고.

‘외톨이’의 인기 비결은.

저를 대표하는 많은 단어들이 ‘상처’라는 단어처럼 시옷에서 나왔다. 제 음악의 정체성은 상처와 외로움이다. 예전에는 ‘척’을 잘한 거 같다. 남자다운 척, 잘나가는 척, 돈 많은 척, 센 척…. 척하고 살아봤더니 별거 아니었다.

외톨이는 데뷔 11년째에 나온 음반이다. 8년을 언더그라운드로 보냈고, 데뷔 후 1집을 실패했다. 2008년 20대에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100일 동안 국토대장정을 떠났다. 춥고 배고프고 힘든 경험을 했다. 그때 만났던 트럭 운전사 아저씨의 위로가 따듯했다. ‘세상에 홀로 던져지고 나면 그 누구도 똑같이 헐벗은 사람이고 하나의 점에 불과하구나. 힘들고, 외롭고, 아플 때 그것을 인정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도 되는구나’를 깨달았다.

그때의 감정을 담아 가사를 썼다. 연예인의 화려한 삶이 아니라, 평범하고 연약하고 찌질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썼는데, 가요 순위에서 1등을 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만 아픈 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상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상처를 같이 나누고 같이 아파할 때 덜 아프고 덜 외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음악 안에 풀어냈고, 하고 싶은 말을 짧은 시간 안에 다 하기 위해서 가장 빠른 랩을 하게 됐다.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를 10년 정도 운영 중이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랩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매일 글을 쓰라고 권한다. 그것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슈퍼스타 K2에서 열정의 아이콘이 됐던 래퍼 장문복도 그런 방식으로 키웠다.

이제까지 7년 동안 청소년과 관련해 1년에 840회 정도 강연활동과 진로 토크 콘서트를 했다. 아이들에게 열정과 동기부여를 해주는 모티베이션 강연이다. 2015년부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모티베이션 강의에서는 아이들의 경험을 듣고 열정과 인내 등에 대한 강연을 한다. ‘발음이 바뀌면 삶이 유익해진다(발사믹)’이라는 주제로 발음과 언어 테라피도 진행 중이다. 언어 발달장애가 있거나 발음이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 힙합이나 랩 놀이, 라임 놀이를 하면서 바꿔준다. 아나운서 전현무도 코칭해 준 경험이 있다.

한국양서파충류협회, 한국애견협회, 경기도, 고양시, 한국만화, 한국와인소믈리에, 직업체험 등 여러 분야의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향 공예 자격증도 있고, 곧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도 딸 예정이다. 이 모든 활동은 원해서 하는 일이다.
 

키즈 센터 ‘이로운 나라의 앨리스’를 오픈했다.

딸 이로운이 1살 때 TV 프로 ‘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프로에 함께 참여했다. 아이와 단 둘이서 48시간 내내 촬영을 했다. 그때 아이한테는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육아와 일을 합쳐보자는 생각을 했다. 1차적으로 아이와 같이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보자 결심했다. 키즈 카페와 놀이시설들을 찾아다니며 알아보고 이 공간을 만들었다.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고, 아이와 같이 하면 더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아교육, 연극 영화나 엔터테인먼트, 동물과 아트 공예 등 함께 하고 있는 직원 모두가 각 분야의 전문가다. 아이들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은 전문가가 해야 한다. 어릴 때는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다양하게 제공해주고, 경험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소스를 이 공간 안에 뿌려놓았다. 놀이 같은 교육을 하고 싶다.

 

'이로운 나라의 앨리스'에서 거북이와 소통하는 신옥철 대표

 

어떻게 파충류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1층 ‘크래프트 렙’에는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거북이와 도마뱀들이 있다. 파충류는 키우기 쉽고 깔끔해서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포유류보다 시장이 더 크다. 털이 없어 기관지 알러지 걱정이 없다. 사육장 안에서 키우기 때문에 위생관리가 철저하다. 크기가 작아 배설물 관리도 쉽다. 분리불안이 없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 키우기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외롭고 슬럼프가 왔을 때, 사람한테 상처받기 싫을 때, 기대 안하고 내가 혼자 잘 키울 수 있는 것을 키워보자 생각해서 파충류를 키우게 됐다. 소통이 안 될 것 같았던 대상과 소통이 될 때 그 기쁨이 더 컸다.

 

이로운 나라의 엘리스에는 다양한 종류와 크기의 거북이와 도마뱀들을 구경하고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다.

 

파충류 키우기는 연애랑 비슷하다. 거북이 경우, 좋아하는 먹이도 다르고, 습기형인지 건기형인지, 야행성인지 주행성인지 등에 따라 길들이기가 천천히 진행돼야 한다. 점차 익숙해져서 먹이를 핀셋으로 주다 손으로 주고, 만지고 손에 놓고 놀아줄 수도 있는 단계가 된다. 길이 들여져서 사람과 같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애니멀 테라피를 중랑구에서 진행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곳에서도 진행 중이다. 주말농장에서 야채에 물을 주고 키우듯이, 여기서 파충류 수업을 듣는 어린이들이 자기가 맡은 작은 동물을 위해 흙을 갈아주고, 야채를 씻어 밥을 주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이제 4살이 된 딸 이로운을 보고 긍정적인 면을 확인했다. 아직 어린데도 작은 것에 대한 관심과 배려, 보살피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다.

거북이가 이곳의 마스코트라는데.

사람들이 누구보다 빠른 래퍼 아웃사이더가 왜 누구보다 느린 거북이를 사랑하는지 묻곤한다. 시대가 점점 빠르고 각박하게 변하는 시대에 천천히 걷고 있는 거북이를 보고 있으면 힐링이 됐다. 육지 거북이를 특히 좋아하는데 자라 같은 야생성과 달리 이빨도 없다. 100프로 채식이고 온순하고 느리다. 느리니까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있고 부지런하다. 끊임없이 움직이니 오래 산다. 아이들과 부모 모두 거북이 먹이주기 체험을 제일 좋아한다. 놀이화된 경험과 체험들을 통해 가족 모두 이로워졌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너무 좋아했고, 꿈이 작가와 기자였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 보니 좋은 책들이 많았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경험과 체험, 일들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있다. 짧지만 큰 울림이 있는 동화를 쓰고 싶다. 그 이야기들을 캐릭터화해서 애니매이션도 제작하려고 한다. 다양한 키즈 채널을 가진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끊임없이 컨텐츠를 개발하고 나누고 제공할 생각이다. 온 가족이 이로운 공간, 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신대표는 한국양서파충류협회, 한국애견협회, 경기도, 고양시, 한국만화, 한국와인소믈리에, 직업체험 등 여러 분야의 홍보대사를 먼저 발로 찾아가 자청해 해왔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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