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상의 한 자락을 배우다』 출간한 조혜원씨

독서·글쓰기·팟캐스트 등 다양한 활동
사람 만나 마음 나누는 일상의 행복

 

[고양신문] “저는 고양시를 힐링의 도시라고 말해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어도 안되는 곳이 있는데요. 일산은 그렇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고양신문 시민독서모임에도 1회부터 참여 중인데요.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삶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 좋아요. 고양시는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한 거 같아요. 친구들이 저더러 일산 홍보대사래요.”

너무 평범해서 인터뷰를 할 것도 없다고 말하는 조혜원씨를 벚꽃 잎 흩날리는 날, 볕 좋은 아람누리 1층 커피숍에서 만났다. 작년에 출간한 그의 책 『세상의 한 자락을 배우다』를 읽으며 느꼈던 에너지 넘치면서도 편안하고 단아한 모습의 그가 반겨줬다. 이 책은 고양시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자서전 쓰기 교실인 ‘디어 라이프 아카데미’의 책 만들기 과정에 참석하면서 쓴 기획출판물이다.

책에는 남편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에피소드부터 예순 즈음에 시작한 라디오 팟캐스트, 고양e팟캐스트 제작단 활동, 소설 독서모임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느낀 이야기 20편을 담았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신장내과의인 남편 김경수씨가 추천사를 썼다.

 

자신의 책 '세상의 한 자락을 배우다'를 들고 있는 조혜원씨


어떻게 책을 내게 됐나.

해외에 살고 있는 딸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안나의 백지편지’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하고 보니 활동이 점차 확산됐다. 팟캐스트는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해 30회 정도 됐다. 그것을 정리하고 싶었고, 산문 자서전 쓰기 수업을 듣게 됐다. 이번 책은 그동안 썼던 팟캐스트 대본을 에세이 형식으로 고쳐 쓴 것이다. 출판과정에 대한 강의도 듣고 직접 책을 만들어서 더 기쁘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는.

남편 직장 때문에 10년 전 서울에서 고양시로 이사를 왔다. 평소 글쓰기를 배우고 싶었는데 이사 왔을 당시 고양영상미디어센터가 생겨 그곳이 놀이터가 됐다. 영화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배우고, 드라마 시나리오 쓰기를 공부했다. 이후 아람누리 아카데미에서 소설쓰기 수업을 3년 정도 듣게 됐다. 꾸준히 하다 보니 결과물들이 나왔다. 지금은 이때 만난 사람들 몇몇이 모여 ‘옴팡’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책을 읽고, 글도 쓰고, 합평을 하고 있다. 등단한 사람, 블로거로 활동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소설쓰기는 어떤 의미인가.

소설은 누구에 대해서 쓸지 인물을 정하면 글을 쓰는 동안은 그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처음 시어머니를 시작으로 친정엄마, 만난 사람 중에서 기도해 주고 싶은 사람에 대해 썼다. 그분들에게 선물을 주듯이 쓰고 나니, 그들에 대해 정리가 됐다. 상처 받았던 큰 사건도 희미해지고, 상대방을 이해하게 됐다. 그를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가 많이 회복되는 느낌을 받았다. 가톨릭 신자로 한때 성경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마음 밭이 돌밭이어서인지 크게 와 닿지가 않았는데, 글을 쓰면서 치유가 됐다.
 

친구 최영란씨와 '안나의 백지편지' 팟캐스트를 함께 진행중인 조혜원씨(오른쪽)

현재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

고양e팟캐스트 제작단 활동을 하고 있다. 60대를 살아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조회수가 꽤 높은 편이다. 이 활동을 하면서 컴퓨터를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컴퓨터도 배웠다. 다양하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 자락씩 배워가고 있다. 지금은 내 팟캐스트를 즐겨 들어주던 영란 친구와 함께 진행하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고양신문 시민독서모임에도 참여 중이다.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사람을 대하는 폭이 넓어졌다. 박영신 연대 명예교수와 문은희 한국 알트루사 여성상담소 소장 부부도 함께 참여해 배울 점이 많다.

최근 고양문화재단에서 시민작가 양성프로젝트로 시작한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라는 프로그램에도 참여 중이다. 이 모든 일들이 고양시로 이사 와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앞으로 계획은.

동네 사람들을 사귀다 보니 좋은 강의를 소개받아 참석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인문학 모임 귀가쫑긋에서 도스도옙스키에 대한 강의를 듣고 친구들과 영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봤다. 앞으로 그들과 ‘죽기 전에 봐야 될 영화 100편’을 한 편씩 보기로 했다. 영화를 보고, 느낌 한마디씩을 곁들여 영화를 소개하는 팟캐스트를 함께 만들어 기록으로 남기자고 의기투합했다. 강연을 듣고 영화를 본 것도 팟캐스트 소재로 활용된다.

옴팡이라는 소설 독서모임에서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혼자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한다. 일산에서 만난, 좋은 일에 함께 기뻐해 주는 문우들이 있어 삶에 활력을 준다. 음악을 전공했는데 기회가 되면 음악적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일산에 있는 노인복지관에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다. 좋은 것은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늙음을 인정하고 그것을 즐기자고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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