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도서관·고양신문 공동주최 ‘가좌 마을 생태탐방’

김윤용 작가와 가좌공원 나무산책
새박사 송지빈군, 동생들 앞에서 특강
김중석 동화작가와 생태지도도 그려

 

 

[고양신문] 완연한 봄이다. 초록 나무들과 봄꽃들이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생활하는 마을 곳곳에서도 나무와 새, 꽃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고양시에는 그것들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지난달 20일과 27일 화창한 토요일 오전, 가좌도서관에 어린이와 성인 30여 명이 모였다. 가좌도서관과 고양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해 3주 동안 진행 중인 ‘가좌공원 나무 산책’ 행사 참가자들이다. 2016년 10월에 개관한 가좌도서관은 바로 뒤에 가좌공원이 있어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행사 첫날, 『호수공원 나무 산책』을 쓴 김윤용 작가의 안내로 가좌공원에서 볼 수 있는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공원 한 바퀴를 돌았다. 그는 교사와 출판사 대표를 거쳐, 현재는 걷기와 책 읽기에 몰두하며 글을 쓰고 있다. 국도를 따라 우리나라를 두 바퀴 걸었고, 네팔 히말라야 트레일을 여러 차례 걸었다. 나무맹(盲)이었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나무’를 만났다. 이후 나무 공부에 푹 빠져 나무와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나무 하나하나의 특징과 숨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 준 '나무 선생님' 김윤용 작가.

 “여기 있는 나무는 키가 굉장히 크죠. 한자로 교목(喬木)이라고 해요. 아직 잎이 잘 보이지 않는데 자라는 모양새로 봐서 상수리나무 같아요. 나무 열매로 묵을 쒀서 임금님께 바쳐서 상수리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참나무과 나무인데, 참고로 ‘참나무’라는 나무는 없고, ‘참나무과’ 나무 여섯 형제가 있어요. 상수리나무와 갈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죠. 옛날 분들은 목재로 가치가 있거나 먹을 수 있는 것, 멋들어진 것에 참을 붙였어요. 참나무는 도토리를 먹을 수 있어서 참나무고, 진달래는 화전을 부쳐 먹으니까 참꽃인데요. 철쭉은 먹지 못하기 때문에 개꽃이라고 해요.”

화살나무, 참죽나무, 조팝나무, 개쉬땅나무, 산딸나무, 병꽃나무, 층층나무, 박태기나무, 팥배나무 등 이날 가좌공원에서 만난 나무만 해도 30종이 넘었다. 참가자들은 김 작가의 안내에 따라 공원을 걸으며 설명을 듣고, 나무를 만져보고, 나뭇잎 냄새도 맡아보며 자연을 감상했다. 어린이들도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메모를 했다.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나무 선생님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두 번째 시간인 27일에는 송산중 1학년 송지빈군의 안내로 ‘가좌공원 동네탐조’라는 주제로 가좌공원에 사는 새들에 대해 알아봤다. 송군은 가좌마을에서 70여 종의 새를 직접 발견한 새들의 친구이자 새 전문가다. 새들을 만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송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새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 마을 탐조일지’를 기록했다.

먼저 시청각실에서 고양신문 유경종 기자와 송군이 질의응답 형식으로 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 말했다. 이어 송군은 자신이 직접 만든 강의 자료를 활용해 “새는 이름이 왜 새일까요? 하늘과 땅 사이에 살아서 ‘새’라고 불렀대요”라는 설명을 시작으로, 박새, 쇠박새, 오목눈이, 직박구리 등 자신이 발견하고 사진을 찍은 자료들을 보여주며 새에 대해 들려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가좌초등학교 어린이들은 학교 선배 새 박사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고 질문을 쏟아냈다.
 

강연에 앞서 토크를 진행하고 있는 송지빈군 유경종 고양신문 기자. <사진=박원배>.

 

자신이 가좌마을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새들에 대한 강연을 멋지게 진행한 송지빈군. <사진=박원배>.


이후 다 함께 가좌공원을 1시간 정도 돌면서 새들을 직접 보고 설명을 이어갔다. 어린이들은 송군이 준비한 쌍안경으로 새들을 관찰하고, 새소리에 귀 기울이고, 새집도 구경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가 끝난 후 참가한 어린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선화 가좌도서관장은 “도서관주간을 맞아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면서 “초등학생들에게 새에 대해 강의를 해 줄 수 있는 송지빈군과 나무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는 김윤용 선생님이 계시고, 김중석 그림책 작가가 계셔서 가좌마을 생태지도까지 만들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5월 4일(토), 마지막 시간에는 김중석 그림책 작가와 함께 하는 ‘내가 그린 자연, 우리가 만든 동네지도’ 시간으로 가좌마을 동네지도를 그리고 이 행사를 마무리한다. 동네 사람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용 작가의 말처럼 “무심히 혹은 정신없이 걷던 것에서 차근차근 나무와 새, 동네를 바라보고, 알아보고 향유할 수 있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송지빈군의 강연에는 어린이들과 성인들이 함께 자리를 채웠다. <사진=박원배>.

 

가좌공원의 새들을 만나러 나선 참가자들. <사진=박원배>.

 

"선배님, 나도 쌍안경으로 새 보고 싶어요~" <사진=박원배>.

 

봄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한 가좌공원에서 진행된 나무 산책과 새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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