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인 –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단장

20년 국내외 현장 누빈 전문가
MICE는 사람과 사람 만나는 장
집단지성 융합하는 효과적 수단
고양, 도시경쟁력 높일 기회 커 

 

고양CVB는 MICE얼라언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네트워킹 회의와 해외공동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고양신문] 2016년부터 고양컨벤션뷰로(GOYANG Convention&Visitors Bureau, 이하 고양CVB)를 이끌고 있는 이상열 단장은 학부와 대학원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석사학위를 받은 후 군에 입대해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며 군과 민간의 교류를 활성화 하는 업무, 사단장 이·취임식, 골프대회, 각종 파티 등 군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군복보다 양복을 입었던 날이 더 많았다.
 
민간 전문성 공공부문에 접목
제대 후 당초 계획대로 해외 유학을 갈까 고민하던 중 운명적으로 국제회의산업에 뛰어들게 됐다. 군에서 하던 일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또 당시는 국내에서 국제회의산업이 유망산업으로 막 떠오르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상열 고양컨벤션뷰로 단장.

그렇게 서른 살 나이에 MICE산업에 입문해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며 여행 가방 두 개만 들고 수시로 해외 출장을 다니고, 마이스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관련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글로벌 이벤트 매니지먼트 회사 임원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국제회의를 대행하는 민간부문의 전문가로 17년 동안 현장을 누볐다. 그 점을 인정받아 고양CVB 수장으로 2년 6개월 동안 마이스를 통한 고양시 도시마케팅 활성화라는 임무를 수행해왔다.  

글로벌 MICE트렌드의 변화
“MICE를 통해 참가자와 외부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MICE산업의 글로벌 트렌드가 변하고 있어요. 마이스가 열리는 도시 자체를 활성하고 그 지역의 경제발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시되는 시대입니다.” 

고양CVB가 MICE행사 발굴·유치·개최업무 외에도 자체 역량의 50% 이상을 MICE산업 기반조성에 필요한 교육과 인력양성, 만화콘텐츠 제작과 보급을 통한 시민들의 인지도 향상, 대내외 네트워크 확대, 도시홍보마케팅 등에 쏟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시민 참여 중요
고양CVB는 고양시가 마이스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세운 정책목표에 따른 실행프로그램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전문기관이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기존 광역단위 컨벤션뷰로가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한 전담 조직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반면 고양CVB는 출범 당시부터 기존 컨벤션뷰로와는 그 지향점이 달랐다. 

 

MICE 유형별 개념 정의. 출처 : 고양시 MICE산업 중장기 육성방안(2018)

 

고양시에서 열리는 마이스 행사를 관내 기업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고양시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매년 킨텍스에서 열리는 1000여 개의 행사와 600만 명이 넘는 참가자들을 고양시의 지역경제 그리고 시민들의 삶속에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것인가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지만 이상열 단장은 충분한 가능성과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고양시의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행사를 유치하는 것이 고양CVB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국가가 아닌 도시 차원의 시장 전략 필요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로 알려진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는 『시장의 미래』라는 책에서 2025년이 되면 전 세계 GDP의 67%가 글로벌 600개 대도시에서 나올 것이라며 국가가 아닌 도시 차원의 시장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적·인적·기술적 자원이 얼마나 집적돼 있느냐가 그 도시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는 것이다. 마이스 산업 측면에서 보면 중소도시가 부상하고 있는 것도 최근 트렌드 중 하나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고양시MICE육성센터는 국제회의기획사(PCO)와 전시주최자(PEO) 등을 포함한 마이스 관련업체 유치, 신규 창업지원과 교육,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마이스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양시도 그런 트렌드에 올라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마이스 산업에 대한 담당 공무원의 이해도가 높습니다. 기초 지자체 단위에서 연간 1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하며 5년 단위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을 겁니다. 국내 최초로 MICE육성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고양CVB가 ‘국제회의복합지구 활성화 사업’의 실행기구 역할을 맡도록 하고, 또 컨벤션뷰로가 전시분야까지 담당하는 곳은 서울과 제주 그리고 우리뿐입니다. 고양시와 저희는 서로 신뢰하며 늘 협력하고 있어요. 저희 직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130% 이상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도 새로운 컨벤션뷰로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열 단장은 “매년 킨텍스에서 열리는 다양한 국내·국제 행사들은 고양시장을 포함한 공무원과 시민들이 멀리가지 않고도 각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라며 “잘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네트워킹 해간다면 고양시의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일본 고베에서 한일기술사 국제컨퍼런스를 유치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는 이혜선 고양컨벤션뷰로 대리.

 

고양 특성 살린 도시 경쟁력 키워야 
서울이라는 메가시티가 가까이 있다는 것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울과 같은 수준의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인접도시, 남북화해의 시대적 흐름에 맞는 평화도시,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갖춘 문화도시라는 고양시의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이미 들어와 있는 EBS본사, MBC, SBS, JTBC, CJ 등 방송 스튜디오와, 고양 아쿠아스튜디오, 향후 들어올 예정인 CBS, MBN 등 방송영상 기업이나 인프라는 고양시의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산업을 유치하고 키울 수 있도록 고양시가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방송영상미디어 클러스터’라는 우리의 특성을 충분히 활용해 도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MICE산업의 본질은 기업이나 단체의 미팅(M)·인센티브(I)·컨벤션(C)·전시회(E)를 통해 사람이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입니다. 집단지성을 융합 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모인 사람들을 나의 비즈니스에 우리 도시에 나의 삶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한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수 있습니다. 20년 동안 마이스 산업에 종사하면서 ‘사람이 만나면 기적이 일어난다(When people come together magics happen)’는 것이 저의 지론이 된 이유도 바로 그런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ICCA(International Congress and Convention Association, 국제회의 컨벤션협회) 총회에 참석했을 때 ‘고양CVB의 성공’을 기원하며 아랍어 문양으로 새긴 기념품. 이상열 단장은 “자신이 없어도 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고양CVB의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MICE분야에서 제대로 된 전문가로서 평가와 인정을 받고 싶은 것이 삶의 소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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