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율 중산동 주민자치위원장, 주민의 힘 보여줄터

안종율
중산동 주민자치위원장

경남서 31년 경찰공무원 생활, 퇴직 후 숲세권 하늘마을 정착 
9월 주민참여 마을 축제 기획, “소소한 지역나눔 이어갈 것”

안종율 중산동 주민자치위원장은 2016년 말 경찰공무원을 정년 퇴직했다. 28살이 되던 해 경남 마산경찰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지 31년 6개월 만이다. 경남지역에서만 활동해 온 그는 2004년 ‘주변 환경이 좋은 하늘마을을 분양받아보라’는 지인 권유로 고양시와 첫 인연을 맺었다. 막상 하늘마을에 직접 와보니 고봉산도 보이고 주변은 조용했고 멀지 않은 곳에 경의선이 있었다. 눈엔 낯선 중산동이었지만 마음엔 낯설지 않았다. 퇴직 후 중산동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2007년 아내와 딸, 둘을 데리고 하늘마을 생활을 시작했다.
“숲이 가까이 있어 좋았어요. 마을도 평온했고 창밖으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정겹더라구요. 중산동에서 성장한 두 딸 모두 여기서 결혼시켰어요. 그래서 더 사랑스 러운 곳이죠.”
출가한 두 딸 중 큰딸은 서울에, 작은 딸은 이집트에 살고 있다. 딸들과 손주가 보고 싶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를 한다. 소소한 일상과 행복이 있는 중산동 생활이 그는 늘 즐겁다. 주민자치 활동도 2007년 그때쯤 시작했다.
“중산동이 이제 제2의 고향이 됐어요. 지역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죠. 그래서 주민자치위원이 됐어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이 모이는 곳이 그리웠나 봐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안 위원장은 올해 1월 1일부터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았다. 3년 넘게 주민 자치 활동을 하면서 중산동을 좀 더 깊이 알게 됐고 주민들과 더 가까워졌다. 중산동민들에게도 마음 깊이 고마움을 느낀다. 타지에서 와 지낸 12년 동안 지역에서 무탈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게 바로 이웃들 덕분이라는 생각에 서다.

중산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지난 6월 11일 나눔바자회를 열고 그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 할 예정이다.

봉산·안곡습지공원서 마을축제
중산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오는 9월 28일 열리는 마을축제를 주민이 만드는 순수지역 참여형 축제로 기획 중이다. 중산동의 중요한 자산인 고봉산과 안곡습지공원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소통하고 즐기는 장을 펼칠 참이다. 현재 15명으로 구성된 중산동축제추진 위원회가 주관한다.
“축제의 성공 여부는 주민들 참여와 멋진 아이디어에 달렸어요. 추진위원단이 구성됐지만, 아이디어와 실행까지 모든 과정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죠.”
프로그램도 축제위원회가 공모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운영을 한다. 축제 프로그램은 고봉산과 안곡습지 체험, 주민참여 문화공연, 체험활동, 나눔장터, 청사초롱 버스킹 등이다. 이중 청사초롱 버스킹은 색다른 초가을의 운치를 선사해준다. 나만의 청사초롱을 들고 안곡습지공원 등을 산책하며 버스킹 공연 등을 눈과 귀, 마음으로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고봉산과 안곡 습지의 생태학적 자산을 체험하며 주민들 간 소통과 화합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했다. 축제는 모두 일회성 경비는 줄이고 예산 범위 내에서 주민들과 만들어 간다.
“마을축제는 A부터 Z까지 주민이 중심이에요. 지금까지 경험한 마을축제와는 다르게 꾸며볼 생각이에요.”

중산동은 다양한 연령층이 살고 있다. 중산체육공원에 마련된 물놀이 시설에서 주민들이 오후를 즐기고 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장점 살려야
현재 중산동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중산동이 조용하고 한적해 살기 좋다 보니 어르신들의 거주가 늘고 있다. 요양원도 많다. 한쪽에서는 노령화 지역이 된다며 걱정도 하지만 안 위원장은 시대에 편승하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실버특화거리로 변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상권도 살고 중산마을에 생동감이 돌 것으로 본다. 변화를 능동적으로 응용하면 더 살기 좋은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중산동이 노령화가 된다고 하는데 그건 그만큼 살기 좋은 동네라는 반증 아닐까요? 다들 나이가 들면 좋은 공기와 숲을 가까이한다는데, 거기다가 중산체육공원에 안곡습지까지 자연에 둘러싸인 곳이 중산동이에요. 일본에 실버산업이 발달한 것처럼 중산동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봐요. ‘홍대는 젊음의 거리! 중산은 실버의 거리!’ 이런 것도 좋지 않을까요?”
주민자치위원 19명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며 위원회를 이끄는 안종율 위원장. 그는 똑똑함보다는 화합의 위원회에 방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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