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17척 30여명 참여. 행주나루~여의도 배 몰며 서울시 규탄

13일 선상시위에 앞서 행주어민들이 선착장 앞에서 서울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고양신문] 서울시 하수처리장 무단방류 논란이 몇 년째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강하구인 행주나루 인근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이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선상시위를 진행했다.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벌써 3번째 선상시위다.

13일 행주나루 인근에서 조업하는 어민들로 구성된 ‘한강 살리기 어민피해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난지·서남물재생센터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하수를 한강에 방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서울시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선상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에는 ‘한강오염 주범 서울시는 오염 책임져라’ 등의 현수막을 붙인 어선 17척과 30여 명의 어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행주나루 선착장에서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후문 한강까지 배를 몰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붙인 어선들

 

어민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한강수생태계 훼손과 어장황폐화 문제가 심각해졌으며 그 원인은 서울시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방류수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화식 비대위원장은 “하수처리장에서 주로 심야에 분뇨와 하수를 무단방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강물이 오염되고 심지어 끈벌레와 기형물고기까지 출몰해 어업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러함에도 서울시는 깨끗한 내부관로에서 측정한 수질수치를 근거로 방류수 수질을 축소왜곡 발표하는 등 은폐와 책임전가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고양시가 5억원 예산을 반영해 올해 초 인하대에서 내놓은 연구용역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잡히는 물고기에서 합성 머스크 화합물인 ‘머스크 케톤(화장품 및 화학 위생용품 성분)’이 발견됐으며 서울시 하수처리장 방류수에서도 같은 물질이 검출돼 한강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방류수로 인한 어민피해 연관성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한강생태계교란에 의한 어획량 감소로 약 49억원의 어업피해금액이 발생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정작 해당보고서는 책임주체와 원인규명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어 “서울시에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어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비대위는 지난 2월 연구주체인 인하대를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7월에는 서울시를 상대로도 고발장을 제출했다.
 

심 비대위원장은 “행주어민들은 어장황폐화로 인한 어업피해도 모자라 오염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인제공자인 서울시가 책임지고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성명서 낭독에 이어 구호를 외치는 어민들
여의도로 향하는 선상시위 어선들
여의도 도착 후 서강대교 앞에서 구호를 외치는 어민들
이날 선상시위에는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 아베정권의 경제침략을 규탄하는 현수막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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