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득 ‘관산주유소’ 점장

[고양신문] 이준득(79세) 점장이 운영하는 주유소는 덕양구 관산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에 있다. 주유소 안마당 작은 화단은 첫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계속 피어나는 사계장미가 아치형을 이루고 있고, 한켠에는 핑크색 분꽃이 피어있다. 

이 점장이 운영하는 주유소에는 주인장 이 점장의 마음을 닮고자 멀리 파주에서도 찾아온다.

이 점장은 “5년 전 주유소를 개업할 때 화환이 90여 개나 들어와 GS칼텍스 본사에서도 깜짝 놀랐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어려운 시기에 이 점장에게서 도움을 받은 이들이 보낸 화환이었다.

이 점장은 덕양구 지영동이 고향이다. 인심이 후덕한 집안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장손들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가풍에 따라 술을 가까이 한 적이 없다. 

부친이 3살 때 돌아가시고 그는 할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할아버지는 거지도 집 안으로 불러들여 씻겨주고 겸상으로 식사를 대접하던 분이었다. 할아버지를 닮아서인지 그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보면 외면하지 못했다.

자연보호협의회와 새마을지도자회장, 고양중고와 고양종고 육성회장, 청소년 선도위원, 이미용지부장 등 20여 년 동안 봉사에 앞장섰다. 

이웃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1991년 고양시 제1대 시의원으로 당선됐고 초대시의회 운영위원장으로도 일했다. 그때는 고양시가 군에서 시로 승격될 무렵으로, 시의원은 무보수 봉사직이었다.

무보수였지만 활발하게 지역을 살피며 관산삼거리 벽제교, 포장도로, 마을회관 완공, 관산동 주공아파트 등을 성사시켰다. 이밖에도 경조사를 빠짐없이 챙겼는데, 아침부터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까지 경조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그는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주민들의 편의를 챙겼다. 배고픈 이웃을 돌보고, 길을 잘못 든 이웃은 제 길을 다시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쏟았다.

술주정뱅이에서 목회자가 된 사람, 삼청교육대에 갈 뻔했던 20대, 닭을 훔쳐 퇴학위기에 처했던 고등학생 등 그가 책임지겠다며 챙긴 이들도 많다. 닭을 훔쳤던 학생은 훗날 남몰래 그의 시의원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다.

고양시 산림조합 수석이사, 전주 이씨 고양시 분원 조직이사인 이준득 점장은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와 성실한 아들 삼형제 응원이 고맙다”며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 것만큼 가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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