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탐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중창동아리 ‘첫눈’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중창동아리 ‘첫눈’
아름다운 하모니 만들며 동료들과 소통
개원기념일 공연하며 존재감 쑥쑥
가족·동료 초청해 정기연주회 열어

첫눈 회원들은 서로를 "노래 동료이자 든든한 직장생활의 우군"이라고 말한다.

[고양신문] 중창동아리 ‘첫눈’은 일산서구 대화동에 자리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 직원들로 구성된 사내 취미동아리다. 건설연 홍보부서에서 일하는 박찬훈 단장이 3년 전 ‘함께 노래를 불러보자’며 주변의 몇 몇 직장 동료들에게 바람을 넣은 게 동아리의 출발점이 됐다. 박 단장은
“마침 그 때가 첫눈이 올 무렵이었다. 첫눈처럼 반갑고 설레는 마음을 담아 노래를 부르자는 뜻으로 모임 이름을 첫눈이라고 지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어느새 첫눈은 23명의 회원들이 매 주 모여 하모니를 맞추고 가끔씩 멋진 공연을 선보이는, 건설연에서 가장 ‘핫’한 동아리 중 하나로 성장했다. “건설연 전체 직원이 800여 명에 이르다 보니 다양한 취미 동아리들이 활동을 하고 있지요. 첫눈 역시 어느 동아리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결속력와 열정을 지녔다고 자부합니다.”

첫눈은 활동 2년차를 맞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회사의 가장 큰 양대 행사인 개원기념일 행사와 체육대회에서 아름다운 노래 공연을 펼치며 큰 박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공연을 보고 신입 단원들이 동아리의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회원들이 꼽은 동아리 활동의 재미는 뭘까. 대외적인 성취도 보람 있지만,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직장 동료들과 함께 노래를 한다는 즐거움 자체다. 윤덕근 회원은 “일만 하고 살기에는 너무 삭막해서, 삶의 윤기를 보태고 싶어 노래를 한다”고 말했고, 최준석 회원은 “위계와 과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직장에서 편안하게 소통하는 동료들을 만나고 싶어” 중창 동아리의 문을 두드렸다고 말한다. 정아영 회원도 “학창시절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를 보며 합창에 대한 동경이 생겼는데, 첫 직장에 중창동아리가 있어 너무 반가웠다. 직장생활의 소확행”고 말했다.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마지막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첫눈 회원들.

중창이 주는 매력을 묻는 질문에 이장근 회원은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내 소리가 좋아진다”며 “혼자 부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새내기 회원이라 아직은 악보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박광덕 회원은 “최대한 선배들의 목소리에 잘 묻어가는 게 개인적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선영 회원은 첫눈 회원들을 “직장생활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이런 저런 문제들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든든한 우군들”이라며 깊은 애정을 표했다.

첫눈의 노래실력이 일취월장하기까지는 김주헌 지휘자와 이유진 반주자의 성실한 지도가 밑바탕이 됐다. 이유진 반주자는 “첫눈 멤버들의 꾸준함과 열정은 단연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음악교사인 김주헌 지휘자는 “프로는 실력이 뛰어난 이들이지만, 아마추어는 순수하게 사랑하는 이들”이라며 “음악이 주는 감동은 후자에게서 더 크게 발현된다. 첫눈의 공연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평했다.

지난 3년 동안 안으로 실력을 다진 시기를 보낸 첫눈은 차차 대외 활동도 늘려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찬훈 단장은 “앞으로는 회원들의 뜻을 모아 이웃을 위한 재능기부공연 등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언젠가는 고양을 대표하는 중창단으로 전국대회에 한번 도전해보는 것이 단장으로서의 꿈”이라는 희망을 덧붙였다.

지난 14일 첫눈 회원들은 가족들과 동료들을 초청해 한해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정기발표회를 건설연 30주년기념관에서 열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정기발표회에선 헤이쥬드, 깊은밤을 날아서, 섬마을 등 친근하고도 아름다운 가요와 팝송, 가곡, 아카펠라, 그리고 자녀들이 가세한 연주까지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청중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공적인 무대를 마친 회원들은 “가족들의 박수가 최고의 선물이었다”, “아이들을 아빠 회사에 초대하고 노래도 들려줘 너무 기쁘다”, “귀가가 늦어진 가장이 그동안 뭘 했는지를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등등 따뜻한 소감으로 한해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정기연주회 발표 모습.
회원들의 자녀들이 꾸민 특별무대.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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