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빈 배다리술도가 대표

[고양신문] 고양시의 600년 역사 중 100년 이상을 함께해 온 유일무이한 기업이 있다. 그것은 5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배다리술도가다. 고양의 전통탁주로 1915년부터 제조를 시작했다. 대한민국 막걸리축제가 18년 동안 고양시에서 진행된 이유에도 배다리술도가를 빼놓을 수 없다. 배다리술도가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토종브랜드이며 고양시의 전통문화자산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현실과 다르게 고양시는 아직까지도 토종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 배다리전시관은 2014년 운영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관했다. 그곳에 전시돼있던 200여점의 유물은 현재 갈 곳이 없어 창고를 옮겨 다니며 먼지가 쌓여가고 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주무부서와 지역정치인에게 고양의 전통 막걸리를 위해 전시공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해왔다. 물론 돌아오는 답변은 검토해보겠다는 대답뿐이었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엔 역사성이 미비해도 스토리텔링을 더해 홍보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지만 고양시의 경우엔 역사성을 가진 아이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검토만을 얘기하고 있다.

작년부턴 일산전통시장 인근에 직매장을 개설해 판매와 홍보를 겸하고 있다. 판매를 마치고 고양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일산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눈에 들어온 내용은 지역에 맞는 업종분석과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업종개발을 위해 경청하겠다는 문구였다. 시에서는 도시재생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의 방식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모델로 이어가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방향으로 생각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시재생을 이야기할 땐 지속가능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된다. 본인은 이를 근거로 배다리술도가와 마을협동조합이 협업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 유물전시관과 함께 전통주 체험공간을 조성해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판로를 개척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속가능사업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산역 근처에 위치한 ‘일산농협 양곡창고’를 활용방안으로 제안해본다. 이는 일산지역 도시재생뉴딜사업에도 포함돼있는 곳으로 주민커뮤니티와 여러 활동을 담당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판매를 통해 나오는 수익의 일부를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등 사회적기업 또는 마을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지속가능과 지역상권을 살리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고양시 도시재생뉴딜사업의 마중물 역할을 해 지역주민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재생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역사와 전통을 연계한 차별화된 ‘고양형 메이드’ 상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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