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일산 정치행보 마침표 찍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

[고양신문] 여성 최초 예결위원장, 여성 최초 국토부장관,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 고양시 간판 정치인으로 활약해온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걸어온 길이다. 8년의 의정활동과 2년 반의 장관직을 거치며 고양시의 수많은 숙원사업들을 해결해온 김 장관. 하지만 고양시민들이 그의 정치행보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도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 불출마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현미 장관은 "지역구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제가 어디에 있든 사랑하는 일산서구 주민들과 함께할 것"이라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지역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김 장관에게 고양시는 밑바닥부터 다시 정치를 시작한 곳이면서 이후 3선 의원과 장관까지 오를 수 있었던 든든한 뒷배이기도 했다.

초선의원 시절 2007년 대선과 이듬해 총선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던 김현미 장관은 한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문제와 뇌물수수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검찰수사에 불려 다니면서 정치인생에 가장 큰 역경을 겪었다. 정치를 그만둘 고민까지 했었다는 그가 다시 정치적 복권을 이뤄낼 수 있었던 계기는 2010년 고양무지개연대 덕분이었다. 김 장관은 “당시 고양시 민주당 대표로 협상에 임하면서 전국 최초로 야권연대를 이루고 그해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압승을 거뒀다. 저 자신도 이 과정을 통해 정치적 복권을 이룬 셈이기 때문에 항상 고양시민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회고한다.

이후 김현미 장관은 2012년 총선승리를 통해 4년 만에 국회에 재입성 했다. 당선의 가장 큰 요인은 보좌진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왕성했던 지역 활동 덕분이었다. 김 장관 측 관계자는 “후보시절부터 지역일정을 본인께서 직접 짜서 돌아다녔을 정도”였다고 전한다. 

이러한 김현미 장관의 ‘고양사랑’은 8년간의 이룬 성과들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GTX-A노선, 일산테크노밸리, 킨텍스제3전시장, 대곡소사선 일산연장, CJ라이브시티 등등. 하나같이 김 장관이 유치했거나 직접적으로 관여해 성사시킨 ‘김현미 표’사업들이다. 덕분에 고양시는 과거 일산신도시 개발 이후 공염불로만 외쳐왔던 자족도시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김 장관의 마지막 의정보고서에 언급된 표현을 빌리면 ‘일산을 위해 온 정부가 움직였던 덕분’에 가능했던 결과물이다.

이번 총선 불출마선언에 따라 김현미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동안 최장수 장관으로서 국토부장관직을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 그가 떠난 일산서구는 중앙당 전략공천방침이 정해진 만큼 사실상 고양시에서의 정치행보는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하지만 정치인으로서의 김현미가 아닌 고양시민 김현미의 모습은 한동안 볼 수 있을 듯 하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남아있는 기간 동안 고양시민들을 위해 성심성의껏 일할 것이며 한동안 고양시에서 계속 터를 잡고 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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